[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양산을 계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전 운용에 따라 신뢰도를 확보할 경우 수출 계약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동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계약으로 이어지면 KAI는 대규모 일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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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가 내년 2월 KF-21 1호기를 출고하면서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KF-21 시제기 모습./사진=KAI 제공 |
2일 업계에 따르면 KF-21은 현재 최종 조립 단계에 들어가 내년 2월 1호기가 출고될 예정이다. 내년 9월에는 공군에 인도되며 2028년까지 20대, 2032년까지 추가로 20대가 납품된다.
KF-21은 노후화된 전투기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 운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투기로, KAI가 체계개발을 맡고 있다.
◆운용 데이터 확보에 수출 가능성 커진다
1호기 출고가 임박함에 따라 수출 계약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KF-21의 경우 그동안 시제기를 통해 성능을 입증해왔는데 1호기가 본격적으로 운용에 들어가면 실전 데이터를 쌓으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방산업계의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도 KF-21에 그대로 반영된다. 가격은 타국의 경쟁 전투기와 비교하면 80% 수준으로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빠른 납기 역시 KAI의 무기다. KAI는 그동안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신속한 납품 능력을 입증해왔다. 실제로 폴란드에 납품하는 FA-50 12대를 역대 최단 기간으로 납품하며 강점을 증명했다.
아울러 T-50·FA-50과 함께 패키지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KAI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훈련기부터 경공격기, 전투기, 정비까지 이어지는 통합 설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실제 운용 데이터를 쌓으면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방산 수출에서는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 운용이 점차 확대되면 수출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UAE·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서 지속 관심
KF-21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국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먼저 UAE가 수출 가능성이 큰 국가로 거론된다. UAE는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인데 KF-21 역시 후보군으로 두고 성능과 개발 현황 등에 대해 문의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지난 4월에는 UAE 공군방공사령관 일행이 KAI 본사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시제기에 직접 탑승하면서 우수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면서 방산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수출 기대감도 한층 더 커졌다. 업계 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협상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KF-21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지난달 사우디를 찾아 KF-21 등 방산 세일즈를 펼치면서 수출에 힘을 보탰다.
필리핀 역시 KF-21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필리핀은 4.5세대 전투기 40대를 도입할 계획으로 KF-21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KAI는 2017년까지 필리핀에 FA-50 12대를 성공적으로 인도한 데 이어 올해 5월 추가로 12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KF-21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폴란드, 페루, 이집트 등의 국가에서도 KF-21 수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KAI가 KF-21 수출 계약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일감을 확보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KF-21은 대당 약 1000억 원에 달해 계약 규모에 따라 수조원 대의 일감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KF-21 개발 단계부터 여러 국가에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단순히 기체를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등 후속 지원까지 포함하면 장기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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