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로 유럽 교두보 확보…대형 원전까지 동시 공략
글로벌 에너지 네트워크 확장…해외 기업과 협업 잇달아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에너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이 다시 핵심 전원으로 부상하자, 대형 원전과 SMR을 동시에 겨냥한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삼성물산 사옥 전경./사진=삼성물산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폴란드 SMR 사업 및 중·동부 유럽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신토스그린에너지(Synthos Green Energy)와 유럽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폴란드 SMR 사업 개발에 필요한 타당성 조사와 부지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신토스그린에너지가 추진 중인 중·동부 유럽 전반의 SMR 프로젝트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토스그린에너지는 SMR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BWRX-300'을 활용해 2030년대 초반까지 폴란드 최초의 SMR 발전소를 포함해 최대 24기의 SMR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체코, 헝가리,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중·동부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폴란드 협약으로 삼성물산은 북유럽과 발트해 연안을 넘어 중·동부 유럽까지 SMR 시장 진출 범위를 넓히게 됐다. SMR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삼성물산은 해외 원전 기술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021년 뉴스케일파워 지분 투자로 관련 시장에 발을 들인 이후, 에스토니아와 스웨덴 등 유럽 주요 국가들과의 협약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3년 6월에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 뉴스케일파워, 플루어 등과 함께 루마니아 SMR 사업 및 유럽 지역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해당 사업의 기본설계(FEED)에 착수,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또 지난해 4월 에스토니아 민영 원전 개발사 페르미 에네르기아와 SMR 사업 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스웨덴 민간 SMR 개발사 칸풀 넥스트와 스웨덴 SMR 사업 협력에 합의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력 르네상스가 본격화되면서 대형 원전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50년까지 원전 설비 용량을 400GW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절차도 대폭 간소화하고 있다. 최근 한·미 간 원전 협력 기조가 강화되면서 풍부한 시공 실적과 레퍼런스를 갖춘 국내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국내외에서 대형 원전 10기를 시공한 경험을 보유한 건설사로, 대표적인 글로벌 원전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울진 5·6호기, 신월성 1·2호기, 새울 3·4호기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해외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 1~4호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원전 건설 역량을 입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대형 원전 시공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이라며 "에너지 사업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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