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확대 속 인력 구조조정 확산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연말로 접어들면서 은행권 전반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전환과 점포 구조조정에 맞춰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40대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면서 과거 중장년층 중심이던 인력 구조조정의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 연말로 접어들면서 은행권 전반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다./사진=김상문 기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희망퇴직을 실시하거나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직원 중 근속 15년 이상·1967년 이후 출생한 직원, 4급 이하 직원 중 근속 15년 이상·1985년 이전 출생한 직원, 리테일 서비스 직원 중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이다. 희망퇴직자는 특별퇴직금으로 출생연도에 따라 월 기본급 기준 7개월에서 31개월분 급여를 받게 된다. 퇴직 일자는 내년 1월 2일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이 지난달 18~21일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결과, 최종 446명이 희망퇴직 대상자로 확정됐다. 이는 지난해 391명보다 14% 늘어난 결과로, 연말 은행권 전반의 구조조정 기조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금피크에 돌입하게 되는 1969년생 직원은 평균임금의 28개월분 임금을, 근속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일반 직원은 평균임금의 20개월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퇴직일은 이달 31일이다.

연초부터 주요 시중은행에서 총 1880명이 희망퇴직을 택한 데 이어 연말 희망퇴직자 규모까지 확정될 경우 이들 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2000명을 웃돌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대면 영업이 축소되고 비대면 채널의 영업환경이 자리 잡면서 희망퇴직을 통한 조직 슬림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특히 올해는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40대로 낮아지며 인력 구조조정의 진입선이 이전보다 내려갔다. 이는 희망퇴직 연령 하향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직무재편과 맞물린 중장기 인력 구조조정의 과정으로 보는 해석이 적지 않다.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영업점 중심 인력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디지털·IT 관리 인력 수요는 늘어나며 직무 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인력 재편과 조직 슬림화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영업점 인력에 대한 구조적 과잉 문제가 누적돼 왔다"며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낮아진 것은 중장기적인 직무 수요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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