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제조, 북미 사업 등 핵심 부문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승진 규모는 총 219명으로, 지난해(239명) 대비 다소 축소됐지만 40대 젊은 리더와 기술 인재를 대거 전면 배치하면서 구조 재편 의지를 드러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는 사장 4명,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 선임 176명이 포함됐다. 특히 40대 상무 신규 선임 비중이 50% 가까이 늘었고, R&D·소프트웨어·스마트팩토리 등 기술 직군 발탁 비율이 전체 승진자의 약 30%에 달했다.
◆ SDV·SDF 전환 앞당길 핵심 부문 사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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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사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그룹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리더십 강화를 최우선 기조로 삼고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과 제조부문장 정준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024년 그룹에 합류한 만프레드 하러 신임 R&D본부장은 차량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대차·기아의 기본 성능 고도화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조직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SDV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총괄 역할을 맡는다.
정준철 제조부문장은 생산기술·구매·생산솔루션 등 제조 전 영역을 총괄해온 인물로, 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과 로보틱스 기반 차세대 생산체계 전환을 이끌 예정이다. 그룹은 또한 국내공장을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에 제조 엔지니어링 전문가인 최영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배치하며 국내 생산 거점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미국·캐나다 법인을 거치며 현지 영업·마케팅에서 높은 전문성을 쌓았고, 올해 북미 시장에서 8% 이상의 소매 판매 성장을 이끌며 기아의 글로벌 시장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성과주의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사장 4명 체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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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주요 그룹사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대제철은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키고,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승진·발탁이 시행되면서 각 계열사의 미래 경쟁력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생산본부장을 맡아온 이보룡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카드 조창현 대표와 현대커머셜 전시우 대표는 안정적 위기관리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현대제철 대표이사 서강현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해 그룹 간 사업 최적화 업무를 총괄한다.
한편,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담당 부회장으로서 그룹의 전방위적인 미래 사업 및 기술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제고와 민첩한 실행을 진두지휘 할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모빌리티·수소 에너지·로보틱스 등 그룹 핵심 미래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사업간 유기적인 연계를 목표로 관련 부문을 총괄한다.
◆ 40대 리더 전면 배치…기술 인재 중심 체질 전환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40대 핵심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며 조직 체질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올해 인사에서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47세)가 40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상무 신규 선임자 가운데 80년대생이 12명 포함되면서 상무 초임 평균 연령도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젊은 리더십을 중심으로 미래 의사결정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기술 분야에서도 세대교체 기조가 뚜렷하다. R&D·배터리·연료전지 등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 부문에서 서정훈 배터리설계실장(47세), 김덕환 수소연료전지설계1실장(48세) 등이 연이어 승진하며 기술 인재 중심의 인사 철학을 재확인했다. 핵심 미래 기술을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성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인재 영입도 강화했다. 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는 HMG경영연구원장에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경제학과 신용석 교수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신 부사장은 거시경제와 경제성장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학자로 꼽히며, 향후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략 수립의 중심 축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글로벌 불확실성을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한 인적 쇄신”이라며 “SDV 전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혁신 인사와 투자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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