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터미널 현장에 직접 적용… 업무 효율·비용 절감 효과 확인
위험물 예약부터 사이버 보안까지, 실무 중심 AI 전환 사례 공개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해운·항만·물류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을 직접 적용한 4대 실증사례를 공개하며 산업 전반의 AI 전환에 본격 착수했다. 선사와 터미널 등 실제 운영 주체가 참여한 이번 실증은 업무 효율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하며 현장 중심 AX 전략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옥 현판./사진=해진공


한국해양진흥공사는 LG CNS와 함께 해운·항만·물류 산업 인공지능 전환 가속화를 위해 추진한 AX 실증사업 성과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에는 에이치엠엠, 팬오션, 남성해운, 현대엘엔지해운, 한진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이 참여했으며 10월부터 실제 업무 환경에 AI 기술을 적용해 효과를 검증했다.

해진공은 위험물 선적 예약 업무에 생성형 AI 기반 챗봇을 도입했다. 위험물 선적은 국제해상위험물규칙(IMDG 코드)과 선박별 제한 조건 등 복잡한 규정을 검토해야 해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져 왔다. AI 챗봇은 출발지, 도착지, 화물 정보를 입력하면 선적 가능 여부를 자동 판단하고 적합한 항로와 일정을 안내한다. 24시간 즉각 응대가 가능해지면서 실무자 부담을 줄이고 예약 전환율을 높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터미널 운영 분야에는 자연어 기반 통계 분석 AI가 적용됐다. 물동량, 항차, 노선별 하역량 등 방대한 데이터를 자연어 질문만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까지 더해지며 데이터 분석 소요 시간과 후속 행정 절차가 크게 단축됐다.

컨테이너 손상 판정에는 비전 AI 기술을 도입했다. 컨테이너 사진을 분석해 손상 유형을 자동 분류하고 수리 견적의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복 청구나 과다 비용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실무자의 검토 부담과 수리 비용을 동시에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해사 사이버 보안 분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국제기구 지침 개정 사항을 자동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정된 보안 가이드라인과 기존 사내 문서를 비교해 누락 항목과 수정 필요 사항을 AI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규제 대응 정확성과 속도를 높였다.

해진공은 이번 4건의 실증을 통해 업무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등 정량적 성과를 확인했으며 향후 실증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 결과를 업계와 공유할 계획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올해 초 해양DX전략실 설치 이후 추진해온 현장 중심 AI 전환 전략이 첫 성과를 냈다”며 “우선순위가 높은 사례부터 AI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현하고 컨테이너선사에서 벌커선사까지 대상을 넓혀 AX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