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통과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서명해…중국 견제 본격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국내 CDMO 수혜 기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의 중국 바이오 견제 법안인 생물보안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서명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들의 중국 의존률이 높아 대체안이 필요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2024년 9월 하원을 통과했던 생물보안법은 상원에서 거부되며 좌절됐지만 이번에는 NDAA(미국 국방수권법)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서명하면서 통과를 확정하게 됐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국방수권법(NDAA) 상·하원 타협안에 포함돼 하원에서 찬성 312표, 반대 112표로 통과했다. 이어 17일(현지시간) 상원에서도 통과됐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생물보안법이 포함된 NDAA에 최종서명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바이오 견제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생물보안법의 핵심은 중국에 대한 견제로 중국의 바이오 기업의 퇴출과 미국 내 거래 제한이 주된 골자다.

또한 미국 국방부의 우려 기업 명단(1260H 리스트)에 등재된 중국 기업들과의 모든 기술·경제 협력을 금지하고 기존에 체결된 계약은 5년 내로 완전히 단절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BGI, MGI 등이 명시됐으며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2위인 우시 계열 기업들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해당 변화가 국내 CDMO 시장에 수십조 원대의 새로운 수주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CDMO 시장 규모가 현재 210억 달러에서 2035년 73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에 편중된 미국의 공급망이 한국 등 우방국으로 다변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는 7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 생물보안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수주 문의가 2배 가량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5월 일라이 릴리와 2562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9월에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8000억 원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삼성바이올직스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적분할을 통해 순수 CDMO로 재편했으며 고객사의 우려까지 잠재워 중장기적으로 수주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더 적극적인 전략을 펼쳐 일라이 릴리의 미국 공장을 4600억 원에 인수하고 추가 투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셀트리온의 투자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해소라는 이유도 존재했다.

하지만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서 해당 인수 건은 미국 바이오기업들의 파트너로 주목받는 투자가 될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외에도 시러큐스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 유한화학 등 국내 주요 CDMO 기업들도 수주 확대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경고도 함께 내놓고 있다. 기회를 실질적 수익으로 전환하려면 기업의 충분한 경쟁력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일본의 후지필름, 인도 등 경쟁 기업들도 동시에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생산 인프라 확충, 규제 기준 충족, 기술 혁신 등에 동시에 투자해야만 글로벌 CDMO 시장의 재편 흐름을 타고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중국기업들이 가지고 있던 미국 내 시장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한국, 인도, 일본, 유럽기업들의 경쟁이 한층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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