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호실적에 반도체 관련주 상승…기준금리 기조 '지속'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오는 30일 폐장하는 가운데 증권가는 이미 내년의 '주도주' 찾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하는 소위 '반도체 슈퍼사이클' 효과가 여전히 내년에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약·바이오 섹터 등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한 해 국내외 증시가 워낙 급격하게 폭등했던 만큼 내년에는 언제든지 장세가 꺾이는 변곡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 국내 주식시장이 오는 30일 폐장하는 가운데 증권가는 이미 내년의 '주도주' 찾기에 돌입한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코스피 지수가 4100선을 넘기며 연말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잡음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오라클을 비롯한 AI 선도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다시 한 번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의 우려를 성공적으로 잠재운 모습이다. 이젠 오라클 주가마저 반등에 성공하며 거품에 대한 우려가 또 한 차례 일단락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은 이미 오랫동안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던 터라, 이번 호실적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 호전으로 직결됐다. 어느덧 삼성전자 주가는 11만원을 넘겼고, SK하이닉스는 60만원선과의 거리를 착실히 좁혀나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두 대장주들의 주가 전망이 밝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국내 주가지수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주고 있다.

이미 일선 증권사들 중에선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5000 이상으로 잡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다. 반도체 업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 전망을 밝게 전환시킨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면서도 내년 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교체 등을 전후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가속화될 경우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내년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2기 정부 또한 긍정적인 증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의 경우 수익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권 내 소수 종목들에 집중되는 양상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상승세가 모든 업종·섹터에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 경우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역시 제약·바이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바이오 섹터에 대해 "금리인하 사이클 국면에서 우호적 매크로 환경이 조성되고, 트럼프 약가 협상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긍정적 임상 결과가 촉매로 작용해 메가 테마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 연구원은 "내년은 긍정적 임상 결과가 집중되는 해"라고 짚은 뒤 "AI 테마의 연장선은 빅파마와 대형 바이오 업체들이며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리제네론, 길리어드사이언스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내년 국내외 증시가 올해 이상의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과정에서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같은 반도체 섹터여도 소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최근 주가는 지지부진한데, 이는 국내 증시 상승세가 소수 종목들에 집중돼 있음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발표 후 AI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 반도체 관련 대형주보다 소부장 종목들에 더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결국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주들의 주가가 계속 상승해 나가지 못할 경우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남아 있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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