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유통업체가 법에서 허용한 최대 기한까지 대금 지급을 늦추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 유통업체가 납품·입점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의 법정기한을 현행보다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직매입 거래는 30일, 특약매입·위수탁·임대을 거래는 20일 이내 지급하도록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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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28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개선안은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힘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대금 미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병기 위원장 취임 이후 가맹·기술탈취·하도급에 이은 네 번째 ‘갑을 개선 대책’이다.
공정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적용 대상 132개 유통업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평균 대금 지급기간은 직매입 27.8일, 특약매입 23.2일, 위수탁 21.3일, 임대을 20.4일로 나타났다. 법정기한보다 훨씬 빠른 수준이지만, 일부 업체는 법에서 허용한 최대 기한에 맞춰 대금 지급을 늦추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직매입 거래에서 월 1회 정산방식을 적용받는 납품업체의 평균 지급기간은 33.7일이었다. 반면 수시·다회 정산 방식의 경우 평균은 20.9일로 짧았지만, 일부 유통업체는 정산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50일 이상 대금 지급을 지연하고 있었다.
특약매입·위수탁·임대을 거래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정산이 이뤄지는 구조상 유통업체가 판매대금을 장기간 보유할 필요성이 크지 않음에도, 현행법상 40일 기한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공정위는 정산 시스템이 고도화된 점과 실제 내부 정산에 소요되는 기간이 최대 20일 내외라는 점을 고려해 지급기한 단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직매입 거래는 원칙적으로 상품 수령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업계에 널리 활용되는 월 1회 정산 방식은 매입 마감일인 월 말일부터 20일 이내 지급하도록 예외를 둔다. 특약매입·위수탁·임대을 거래는 판매 마감일 기준 20일 이내 지급이 원칙이 된다.
아울러 납품업체의 압류·가압류 등 유통업체의 귀책이 아닌 사유로 지급이 곤란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도 신설된다. 제도 시행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법 공포 후 1년의 유예기간도 둘 예정이다.
공정위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미정산 문제가 잇따르면서 현행 지급기한이 납품업체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선이 시행되면 납품업체의 자금 회전이 빨라지고 거래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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