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황금 함대 건조 계획 발표
대규모 함정 건조 필요로 한화·HD현대도 협력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와 HD현대가 미국 함정 건조 참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화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미국 함정 건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도 미국 현지 군함 건조업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함정 건조에 대한 한화와 HD현대의 참여가 본격화될 경우 해양방산 경쟁력 강화는 물론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한화와 HD현대가 미국 함정 건조 참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사진=한화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황금 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미국 해군의 함정을 현대화하는 것으로, 자신의 이름을 붙인 대형 전투함 ‘트럼프급 프리깃함’을 포함한다. ‘트럼프급 프리깃함’을 먼저 2척을 건조한 뒤 향후 20~25척을 추가로 건조한다는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금 함대 건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건조할 군함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존 아이오와급보다 100배 이상 강력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조선 산업을 부흥시키며, 전 세계의 적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군의 함정 건조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조선업계에도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를 두고 있는 한화가 가장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조선소의 현대화를 위해 50억 달러(약 7조2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 능력을 향후에는 20척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 함대 건조 계획 발표 당시 한화를 직접 거론하면서 미국 함정 건조 사업 참여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 한화와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한화는 좋은 회사”라고 언급했다. 

한화 측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 해군이 필요한 모든 종류의 함정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도 미국 함정 건조에 협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해군은 최근 신형 호위함 건조업체로 헌팅턴 잉걸스를 선정했다. 헌팅턴 잉걸스는 HD현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협업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에는 HD현대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및 건조에 협력하고, 상선과 군함 분야 전반에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을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할 예정이다.

◆미국 함정 건조, 중장기 핵심 성장동력 기대

업계 내에서는 한화와 HD현대가 미국 함정 건조에 진출하게 된다면 해양방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 대규모 함정을 확보할 계획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은 대량의 함정 확보 계획을 갖고 있으나 노후화된 현지 조선소만으로는 이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갖춘 한화와 HD현대와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함정을 건조할 경우 국내 해양방산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된다. 미국은 까다로운 기술 기준과 품질 검증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할 경우 국내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함정을 수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K-해양방산의 해외 진출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함정 건조 진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양방산이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중장기 핵심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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