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의 약관 전반에 대해 불공정 여부를 점검한 결과, 고객에게 위험과 책임을 떠넘기는 조항들이 다수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투업자 34곳의 약관을 심사해 281개 불공정 조항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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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공정위는 29일, 현재 영업 중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 34개사가 사용하는 68개 약관 1754개 조항을 심사한 결과, 이 가운데 281개 조항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 이후 올해 3월 7일까지 제·개정된 약관 가운데 실제 영업에 사용 중인 약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정위는 매년 은행과 상호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금융투자업자 등 금융권 전반의 약관을 점검해 왔으며, 이번에는 온투업자 약관을 대상으로 불공정 여부를 집중 검토했다.
적발된 불공정 약관은 모두 11개 유형이다. 유형별로는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조항 34개 △추상적·포괄적인 계약해지 조항 34개 △고객에게 불리한 사업자 면책 조항 34개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연대보증 조항 34개 △추상적·포괄적인 담보충당 조항 34개 △고객에게 불리한 통지 조항 35개 △고객의 항변권을 제한하는 조항 2개 △고객에게 불리한 관할 조항 3개 △중요 사항에 대해 충분한 동의를 받지 않는 조항 2개 △사업자가 급부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조항 1개 △고객에게 불리한 약관 변경 조항 68개 등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조항이 지적됐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은 연계투자 한도 준수 책임을 온투업자에게 부여하고 있음에도, 일부 약관에서는 한도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를 투자자가 배상하도록 규정해 책임을 사실상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상적·포괄적인 계약해지 조항과 사업자 면책 조항도 문제로 꼽혔다. ‘회사에서 정한 바에 어긋나는 행위’처럼 명확하지 않은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사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조항은 고객에게 과도하게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금융소비자보호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대상에게까지 연대보증을 요구하도록 한 조항도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됐다. 법령상 예외적으로 허용된 경우를 넘어서는 연대보증 요구는 소비자 보호 원칙에 반한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 요청을 통해 온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투자자가 불공정 약관으로 피해를 입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정 조치를 내린 이후 실제 약관 개정까지는 통상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금융당국과 협력해 금융 분야 전반에서 불공정 약관 사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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