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서 맸던 ‘통합 넥타이’ 차림...태극기 든 지지자 환영인사 받아
‘본관’ 앞서 참모들에게 “왜 나와 있어요” 농담...접견실에서 참모진 티타임
출근 첫 메시지,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사과...“대통령으로서 깊은 사죄”
용산 대통령실에서처럼 첫 일정은 지하벙커 국가위기관리센터 찾아 점검
소통 강화·업무 효율성 위해 여민관에 집무실…관저 이전, 내년 상반기 목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취임 후 약 7개월 만에 청와대로 처음 출근했다. 국가수반의 상징인 봉황기도 이날 0시를 기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려지고, 청와대에 게양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얼룩진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마감하고 날짜로 1330일, 햇수로 3년 7개월여 만에 다시 ‘청와대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청와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회복하겠다”며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 복귀 작업은 진행됐고, ‘연내 복귀’라는 타임라인도 제시됐다. 

이날 자정 봉황기가 청와대에 게시되면서 이재명 정부에서도 이어졌던 ‘대통령실’이란 공식 명칭도 다시 ‘청와대’로 복원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3분쯤 전용차를 타고 청와대 경내로 들어섰다. 청와대 앞길에는 지지자들이 나와 태극기를 들고 “이재명 만세” 등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검은색 코트에 흰색, 빨간색, 파란색이 배색된 사선 줄무늬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 넥타이는 ‘통합’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 대통령이 올해 6월 4일 취임선서식을 비롯해 중요한 자리마다 착용한 바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대통령실 이전 작업이 마무리된 청와대 본관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2025.12.29./사진=연합뉴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자 현관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권혁기 의전비서관이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마중 나온 참모진들에게 “왜 나와 있어요? 아, 이사 기념으로?”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후 이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곧바로 접견실로 향했으며, 취임 후 매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되던 3실장 및 수석들과의 티타임을 청와대 접견실에서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에 복귀한 소회 및 의미를 밝히고, 연말연시 안전점검 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안보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국가위기관리센터 역시 이전까지는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지만 이날부터 청와대에서 가동된다.

이 대통령의 집무실은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집무실이 있는 여민1관에 마련됐다. 본관과 여민관 사이에 거리가 있는 만큼 같은 건물에서 일하면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여민관에서 집무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첫 메시지는 1년 전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에게 사과와 위로를 건네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형식적 약속이나 공허한 말이 아닌, 실질적 변화와 행동이 필요하다. 정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적극 뒷받침하고 여객기 참사의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가족의 일상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심리, 의료, 법률, 생계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지원을 빠짐없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거행되는 추모식에도 영상 추모사를 보냈다. 

   
▲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참모진과 차담을 하고 있다. 2025.12.29./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청와대 복귀를 위해 올해 6월 예비비를 확보해 본격적인 이전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청와대 복귀를 앞두고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13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청와대 주요 건물 및 시설과 경내 산악지역 등을 점검했다. 다만 관저 이사는 보수 등 문제로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관저 공사가 끝날 때까지 당분간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할 예정이다. 이동거리는 약 8~9㎞ 정도로, 당분간 교통 관리와 경호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저 이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새해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정부 출범 6개월 간의 소회와 새해 국정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최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회복과 정상화가 이재명 정부의 1단계였다면, 이제는 도약과 도전의 단계"라고 말한 바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 출근길에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공지를 통해 “강 실장은 28일 전략경제협력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지난 10월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 방산협력국을 방문해 초대형 방산·무기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11월에도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방산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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