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TX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가 이르면 9일 판가름난다.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9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45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액은 과거 채권단이 지원키로 결의했다가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은 미집행금이다. 채권액 비율로 75% 이상이 동의하면 지원안은 가결된다.
이번에 결의되는 지원액은 선박건조 등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의 채권액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데다가 이미 지원키로 결정했던 돈인 만큼 원안 수준에서 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따르면 STX조선에 대한 금융권 여신공여액은 올 3분기 말 현재 4조2878억원이다.
산은이 가장 많은 1조8900억원이고 농협 8012억원, 수출입은행 7066억원, 우리은행 3788억원, 하나은행 1089억원, 신한은행 963억원, 경남은행 300억원, 광주은행 60억원 및 기타 사채 2700억원이다.
선수금환급보증(RG) 규모도 3분기 말 현재 1조5000억원에 달한다. RG는 선박을 주문한 선주가 조선사에 선수금을 줄 때 부도에 대비해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보증을 말한다.
STX조선해양 여신과 RG를 합한 금융권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5조8000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4500억원은 과거에 지원키로 결정했으나 지급하지 않았던 금액"이라며 "이것 외의 추가 지원방안은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채권단 회의에 앞서 STX조선 노사는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에 합의했다.
사측은 내년 말까지 인력 30%(약 800명)를 줄이고 회사 조직을 30% 축소하기로 했다.
임직원 급여도 10% 삭감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냈고 노조 측은 이를 조건부로 수용했다.
STX조선은 조선업황이 장기 부진에 빠지고 있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선 여파로 재무여건이 급속히 악화돼 2013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채권단은 공동관리 이후 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STX조선해양은 여전히 재무상황이 충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13년에 1조56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도 31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기준으로 451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자본잠식(-1조9114억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을 지원하는 것을 놓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과거 유동성 해소 차원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선 것이 손실을 키웠다"며 "저가수주 물량이 정리되면 경영 여건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