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수주액 48조↑…전년 대비 75% 증가
'20조 수주' 현대건설∙삼성물산, 10대社 전체 수주액 40% 몫 차지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2025 도시정비 대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전국 주요 정비사업을 둘러싼 수주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은 사상 최고 실적을 새로 쓴 '황금기'의 해로 기록됐다. 

   
▲ 올해 도시정비사업이 '전성기'를 맞았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 건설사의 누적 수주액이 48조 원을 훌쩍 웃돌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약 48조6655억 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약 75% 급증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과 비교해도 16%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역대급 실적을 이끈 주역은 '건설 투톱'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다. 전체 수주액 가운데 약 40%가 양사의 몫으로, 합산 수주액 규모만 20조 원에 육박한다. 

현대건설은 정비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주액 10조 원(10조5105억 원)을 돌파,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압구정2구역, 개포주공6·7단지, 장위15구역  등 서울 주요 대형 사업지를 잇달아 확보하면서 7년 연속 정비 1위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2위인 삼성물산 역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올해 수주액은 9조23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을 비롯해 신반포4차, 여의도 대교, 개포우성7차 등 이른바 '알짜' 사업지를 대거 품에 안았다.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6조3461억 원, 5조9623억 원 어치 공사를 수주하며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GS건설은 202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6조 원대 수주 실적을 회복하면서 뚜렷한 반등에 성공했고, 포스코이앤씨 또한 안정적인 정비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상위권을 지켜냈다.

올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1조3331억 원에 그쳤던 수주액은 올해 4조8000억 원대로, 순위는 8위에서 5위로 대폭 상승했다.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을 포함해 미아9-2구역, 신당10구역 등 서울 정비사업 수주를 늘린 동시에, 부산·대전·인천·원주 등 비수도권에서도 영역을 넓혔다. 

대우건설(3조7727억 원), DL이앤씨(3조6848억 원), 롯데건설(3조3668억 원)도 견조한 성과를 내면서 나란히 '3조 클럽'에 입성했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9823억 원을 수주해 전년 대비 수주 규모가 줄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전사고 여파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상당수는 수의계약을 통한 '무혈입성'으로 이뤄졌다. 10대 건설사가 따낸 정비사업 약 95% 가량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건설사들의 전략적 선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주 물량 약 78%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에서만 30조 원을 훌쩍 넘겼고,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 수주액이 10조 원을 웃돌았다. 서울 내에서도 핵심지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도시정비시장의 열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압구정과 성수, 여의도 등 서울 최고 입지에 위치한 사업지들의 시공사 선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도시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80조 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성수·여의도 등 초핵심 입지 사업이 본격화되면 내년 정비사업 시장은 올해보다 더 큰 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경쟁 강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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