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내년 하반기 삼중작용 비만치료제 출시 예정
일동제약·대웅제약, 각각 경구용 제제 및 패치형 치료제 개발 속도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102조 원 규모로 크게 성장하면서 최고 매출의 의약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내년에는 다양성과 편의성이 중점이 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GLP-1 주사제로 양분하던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은 경구형·패치형·삼중작용제 기술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 정승환 한미약품 R&D센터 선임연구원이 지난 7월 22일(현지시각)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ISMB/ECCB 2025’에서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의 주요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31일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올해 3분기까지 합산 매출 100억9000만 달러(약 13조6000억 원)를 기록하며 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733억 달러(약 1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잦은 위장관 부작용과 주 1회 주사에 대한 거부감, 공급 부족 등 구조적 한계로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22일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발표로 내년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정제형)가 비만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을 받으면서 그동안 주사에만 머물러 있던 GLP-1 계열 약물이 본격적으로 경구용 제제로도 확대될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오후 2:19 2025-12-31이외에도 패치형, 기존 주사제 이상의 작용을 하는 삼중작용제 등 더욱 다양한 비만치료제가 출시돼 잠재 수요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H.O.P 프로젝트의 일환인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성인 비만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중간 분석에서 40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이 –9.75%를 기록했다.

이는 위약군의 –0.95%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체중 5% 이상 감소 환자는 79%, 10% 이상은 49%, 15% 이상은 20%에 달했다는 점에서 현재 시판 중인 글로벌 주사제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한미약품은 위장관 부작용 발현률이 기존 GLP-1 계열 약물 대비 두 자릿수 포인트 낮았음을 강조하며 2026년 하반기 평택클러스터에서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가 경구용 GLP-1 수용체 ‘ID110521156’을 통해 경쟁에 뛰어들 것을 밝혔다.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1상 다회 투여(MAD) 시험에서 200㎎ 고용량군은 4주 투여 시 평균 9.9%(8.8㎏)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다. 최대 체중 감소는 13.8%에 달했고 체지방량은 평균 15.4% 줄어드는 등 지방 위주의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같은 기간 릴리의 오포글리프론(6.4%), 로슈 후보물질(7.3%)과 비교하면 단기간 체중감량 폭에서 앞선 결과라는 평가다. 또한 모든 이상반응은 경증 수준에 그쳤고 간효소 상승도 관찰되지 않아 간독성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노비아는 2026년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웅제약은 제형 플랫폼 경쟁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약물전달 플랫폼은 머리카락 3분의 1 굵기의 미세 바늘을 패치 형태로 구성해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펩타이드를 피부를 통해 주입하는 기술이다.

대웅제약은 해당 플랫폼으로 주사제 대비 80%가 넘는 약물 흡수율을 달성했다고 밝혀 기존 30% 수준에 머물던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장기지속형 주사 플랫폼도 공개해 기존 지속형 제제의 약점이던 초기 과방출을 줄이고 폴리머 사용량을 최소화해 부작용 부담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비만약은 체중을 빼는 약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경구·패치형 제형과 근육 보존, 장기 안전성을 내세워 건강하게 유지하는 약으로 개선해 나가려 하고 있다”며 “2026년은 국산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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