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방산업계가 연말 막판 수주 총력전에 나서면서 해외에서 잇따라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유럽은 물론 중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수주에 성공하면서 일감을 추가로 확보했다. 다만 연말 수주 성과에도 올해 수출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만큼, 국내 방산업계는 앞으로도 정부와 힘을 합쳐 수출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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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러스페이스가 30일 폴란드에 천무 유도미사일을 추가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에스의 천무./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31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 주요업체들은 12월 들어 해외에서 연이어 수주를 따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2일 다연장로켓 천무를 에스토니아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4400억 원으로, 천무 6대와 유도미사일 3종을 공급한다.
이어 30일에는 폴란드와 천무의 유도미사일을 추가로 공급하는 3차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5조6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22년 5조 원, 2024년 2조 원 계약에 이은 천무 관련 수주 성과다.
현대로템도 지난 10일 페루에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를 공급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추후 이행계약을 통해 공급이 확정되며, K2 전차의 중남미 첫 수출을 달성하게 된다. 계약 규모는 약 2조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달 26일 필리핀에서 FA-50PH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을 따냈다. 계약 규모는 항공기 성능개량과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약 930억 원이다. 특히 이번 계약을 통해 개발·생산부터 후속지원까지 책임지는 통합 설루션 제공 능력을 입증했다.
해양방산에서도 수주 성과를 올렸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이달 필리핀과 3200톤급 호위함 2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다.
HD현대중공업이 3200톤급 필리핀 호위함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서 함정 수출 20척의 기록을 세웠다. 계약 규모는 8447억 원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에도 필리핀과 2600톤급과 3200톤급 호위함, 2400톤급 원해경비함 등 총 10척의 함정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번에 호위함 2척의 추가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필리핀 해군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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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로템 K2 전차./사진=현대로템 제공 |
◆정부 지원 공백·유럽 방산 블록화에도 성과
이러한 연말 막판 수주 행진에 국내 방산업계의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은 152억 달러(약 22조 원)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200억 달러(약 28조9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올해 해외 수주 성과에 대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국정 공백으로 인해 정부의 외교 지원이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들어 수주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또 유럽의 방산 블록화 움직임 속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점도 호평받고 있다. EU(유럽연합)은 유럽산 무기를 우선 구매를 장려하고 있으며, 세이프 기금 등을 통해 역내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 계약을 따내 K-방산의 위상을 입증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주 기록을 올리면서 선전했다”며 “이전까지 확보한 일감에 올해 수주 성과까지 더해지면서 방산업체들은 향후 수년 간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동·캐나다서도 수주 기대…방산 4대 강국 ‘정조준’
방산업계는 정부와 힘을 합쳐 방산 수출 200억 달러, 방산 4대 강국이라는 목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방산 세일즈 외교에 힘을 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방산특사로 임명하고, 유럽·중동 등에서 수주 지원에 나섰다. 실제로 올해 152억 달러 해외 수주 성과 중 142억 달러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뤄졌다.
업계 내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동과 캐나다에서 수주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월 이 대통령은 UAE를 방문해 방산 협력 강화를 논의한 바 있다. 또 캐나다에서는 최대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최종 후보에 올라 있는 상태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30일 폴란드에서 입국한 뒤 향후 계획에 대해 ”앞으로 사우디, 캐나다, UAE 등 준비돼 있는데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구체화 되는 대로 보고드리겠다“고 전했다.
방산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수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을 펼치면서 정부의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며 ”정부가 방산 수출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방산 4대 강국 목표도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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