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원화가치 급락)하면서 달러당 1500원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작년 말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길어지고 있다. 정부와 외환당국이 총력 대응을 하고 있지만 비슷한 수준에서 환율 '뉴 노멀'이 형성될 것이라는 쪽으로 시장의 예측이 수렴하고 있다. 미디어펜은 원화가치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고환율 시대에 불어닥칠 여러 파급효과에 대해 시리즈로 심층 분석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언제나 그렇듯 연초엔 새해 경제 전망에 대해 다양한 예측들이 나온다. 주식시장의 경우 2025년 1월까지만 해도 '코스피 3000' 전망을 내놓는 곳이 드물었다는 점이 무색하게도 4500부터 5000까지 다양한 예상치가 제기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달러당 1400원을 넘어 1500원에까지 결국엔 원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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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초 1470원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4월 들어 1484원까지 치솟으며 위기감이 조성됐다./사진=김상문 기자 |
작년 초 1470원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4월 들어 1484원까지 치솟으며 한차례 위기감이 조성됐다. 새 정부 출범 직후 1350원까지 잠시 하락하기도 했으나 9~10월 들어선 재차 1400원을 넘겼다. 결국 두 달여 만에 1480원을 다시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 연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환율이 1430원대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이를 추세적 하락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세제혜택과 규제 완화, 연기금 대책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시장에 달러를 풀고 원화 수요를 촉진하는 정책이 주를 이룬다.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에 시장은 즉각 반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새해에도 돈을 푸는 정책이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진정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작년 연말 투자은행 12곳이 내놓은 향후 3개월간의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40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 상황에선 이마저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최근의 원화 하락은 단순한 하락을 넘어선 수준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스탠다드차타드와 노무라가 가장 높은 1460원을 제시했고 HSBC가 가장 낮은 1400원을 제시했다. 6개월 전망치는 평균 1426원으로 예상돼 올해 연평균 환율(1421.9원)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새해에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외환당국 순거래액 자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작년 3분기 시장에서 17억4500만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순매도 규모가 2배 이상 급증했다.
외환당국의 순매도 규모가 크면 클수록 외화 공급이 늘고 달러 등의 가치는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나므로 이 역시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현재 시장은 작년 4분기 당국의 순매도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식시장 분위기가 고양돼 있는 것과는 달리 실물경제에서 고환율 여파는 처참할 정도로 뼈아픈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를 비롯해 높은 국가부채와 가계부채 문제가 더해지며 정부와 당국이 쓸 수 있는 정책카드를 제한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고 미국 역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 올해 역시 우리 경제 상황은 '시계 제로(0)'의 불확실성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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