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13만5803대 판매…창사 이래 역대 최대 기록
내수는 소폭 회복·수출은 정체…업체별 희비 엇갈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완성차 업계가 연말 대규모 할인과 판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연말 판매 부진이 심화됐다. 업계는 판촉을 통해 감소폭을 일부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판매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성, 친환경차 전환 부담까지 더해지며 업황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 등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총판매량은 793만4872대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36만6344대로 전년 대비 0.7% 증가하며 소폭 회복됐지만, 수출은 656만7739대로 0.3% 줄며 사실상 정체 흐름을 보였다.

업체별로는 기아와 KG모빌리티가 소폭 증가한 반면, 현대차와 한국GM, 르노코리아는 감소세를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13만8180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4년 대비 0.1%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2024년 대비 1.1% 증가한 71만2954대를 판매했고, 해외 시장에서는 0.3% 감소한 342만5226대를 판매했다.

   
▲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관세 부담 등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비우호적인 경영 여건 속에서도 주요 신차 판매 지역 확대와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을 통해 고부가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에 주력했다. 올해는 친환경 파워트레인 신차 출시와 신규 생산 거점 가동, 권역별 시장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을 통해 전동화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70만 대, 해외 345만8300대 등 총 415만8300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기아는 관세 영향 등 비우호적인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중심 성장, 유럽에서는 볼륨 전기차 중심 시장 확대 전략을 통해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는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시장에서 2024년 대비 2% 증가한 313만5803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1% 증가한 54만5776대를, 해외에서는 2% 증가한 258만4238대를 기록했다. 이는 1962년 판매 개시 이후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이다.

기아는 올해 전기차 판매·생산 확대와 PBV 공장 본격 가동,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해외 신시장 공략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56만5000대, 해외 277만5000대, 특수 1만 대 등 글로벌 335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총 46만2310대를 판매해 2024년 대비 7.5% 감소했다. 내수는 39.2% 급감한 1만5094대, 수출은 5.8% 줄어든 44만7216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의 96% 이상이 수출로 사실상 해외 시장 수요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가 더욱 고착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두 차종이 수출 물량 대부분을 차지했고, 내수는 신차 부재와 제한적인 라인업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2024년 대비 17.7% 줄어든 총 8만8044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5만2271대로 31.3% 증가했지만, 수출이 46.7% 급감한 3만5773대에 그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아르카나 중심의 기존 수출 물량 감소와 신규 수출 모델의 본격화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신규 수출 모델들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는 올해는 수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GM은 지난해 총 11만535대를 판매해 2024년 대비 1% 증가했다. 내수는 4만249대로 14.4% 감소했지만, 수출은 7만286대로 12.7% 늘며 11년 만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토레스와 코란도 등 주력 차종의 해외 판매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내수는 경쟁 심화와 브랜드 재정비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한됐다.

업계는 올해도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성, 각국의 친환경차 전환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수소차 의무화 확대와 이에 따른 투자 부담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수요 회복보다 비용 관리와 수익성 방어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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