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핵심인사와 잇달아 회동
‘황금 인맥’ 사업 성과로 연결…AI 활용, 북미 진출, 개발 사업 등 광폭 행보
“차별화 경영 능력 입증”…그룹 규제 대응력 강화, 신사업 기회 선점 기대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정·재계 인사 등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화려한 만남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 기술과 북미시장 개척 등 그룹 미래 먹거리의 청사진이 깔려 있다. 세계를 넘나드는 정 회장의 도움닫기가 올해 그룹 차원의 ‘비상(飛翔)’에 순풍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성탄절 만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오른쪽)과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사진=신세계그룹 제공


12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창업자,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 등과 연쇄 회동을 하며 신세계그룹의 사업 확장 가능성을 논의했다.

정 회장의 미국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이마트 미국 사업을 담당하는 현지 자회사 PK리테일홀딩스 설립 이후, 그는 거의 매년 미국을 방문해 ‘현장 경영’을 펼쳤다. 현지 유통 매장 점검 등 시장 조사에서부터 와인 등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 정·재계 인사 회동을 통한 미국 내 사업 기반 다지기에 이르기까지 걸음폭도 넓었다. 
 
다만 이번 정 회장의 행보에서는 그룹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힌트가 나왔다는 점에서 한층 관심이 쏠린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AI 등 첨단 기술 관련 행보다. 정 회장은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정책실장 등 백악관 고위급 인사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미국의 AI 수출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리플렉션 AI의 창업자 미샤 라스킨과 만나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핵심 연구진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사람의 지시 없이도 목표 및 계획 수립과 행동 실행, 결과에 대한 평가·수정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이 개발되면 상품 기획 및 소싱과 공급망 관리, 판매, 고객서비스 등 유통 전 단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시간 수요 예측과 재고 최적화 등 AI가 유통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이마트 AI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이마트가 미국 자회사를 통해 운영 중인 그로서리 마켓 브랜드 '브리스톨 팜스' 매장 전경./사진=이마트 제공


꾸준히 성장 중인 해외 사업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온 미국 현지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이마트 핵심 전략 거점으로 부상했다. 현지 지주사 PK리테일홀딩스를 비롯한 이마트 해외사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7735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8% 성장했다.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2%로 2023년 6.9%(2조290억 원), 2024년 7.8%(2조2547억 원)에 이어 증가세다. 

정 회장의 잇단 미국 출장으로 이마트의 미국 내 사업 전략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회장의 미국 정·재계 인사와의 꾸준한 교류가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2024년 기준 미국 그로서리 시장은 약 8948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2% 가량 성장한 반면, 국내 대형마트 3사 매출은 0.8% 감소했다. 이마트는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국내 시장 전반에서 둔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 미국 사업이 현지 경영진 중심의 보수적 사업 전략 속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한층 공격적인 방향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스타베이 시티’ 조감도./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정 회장의 ‘인맥 경영’은 건설과 프라퍼티 부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CEO와의 회동은 9조5000억 원 규모 ‘화성 국제테마파크(스타베이 시티)’ 프로젝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은 엘리슨 CEO와 화성국제테마파크 투자 협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파라마운트 IP를 활용한 상품 개발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의 투자사 ‘1789 캐피털’과 논의 중인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개발 사업도 신세계건설의 새로운 돌파구로 꼽힌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북미 시장에서 하이엔드 부동산 개발에 직접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단순한 ‘친분’을 넘어 외자 유치와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라는 실질적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다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분리가 본격화 된 상황에서 정용진 회장이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별화된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지 ‘실세’들과의 두터운 친분은 규제 대응력 강화, 신사업 기회 선점 등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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