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900선 기대감에 '빚투' 폭증… 12거래일 만에 1조 원 급증
하락장 베팅하는 대차잔고도 '역대급'… 상승 vs 하락 '강대강' 대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며 '꿈의 5000포인트'를 넘보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대인 29조 원에 육박한 가운데, 하락장에 베팅하는 대차거래 잔고 또한 급증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며 '꿈의 5000포인트'를 넘보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합계는 지난 19일 기준 28조9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불과 12거래일 만에 1조 원 이상 급증한 수치로,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통상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심리가 강할 때 늘어난다. 최근 코스피가 5000선 턱밑까지 오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자, "이번 상승장에 소외될 수 없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빚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만큼이나 하락을 대비하는 자금도 역대급으로 불어났다는 점이다.

같은 날 기준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고는 124조58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2025년 11월(125조619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대차거래 잔고는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즉, 한쪽에서는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사들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놓는 '동상이몽'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모순된 상황이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는 추세에서는 레버리지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빚투와 공매도 잔고의 급격한 증가는 시장의 방향성이 바뀔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신호"라며 "이들이 시장의 변동성을 강화시키는 부정적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날처럼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등으로 지수가 조정을 받을 경우, 빚투 자금은 '반대매매(강제 청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 담보 유지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데, 이렇게 쏟아진 매물은 다시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빚투는 위험성이 큰 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반대매매의 위험성이 커지고 투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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