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비상계엄 동조는 잘못...동료에 준 상처도 사과"
최은석 "이 후보자 장남, 시아버지 훈장으로 연대 부정 입학"
천하람 "비망록 작성 인정하나"...장남 위장 전입 의혹 추궁도
김영환 "내란 실체 못 본 독재 옹호"...진성준 "왜 당협직 유지했나"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우여곡절 끝에 23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렸다.

당초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을 이유로 청문회 개최를 거부해 무산될 상황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일정이 다시 잡히면서 이날 가까스로 청문회가 이루어졌다. 

장남의 위장 미혼 청약과 보좌진 갑질 등 각종 의혹이 산적한 만큼 여야의 송곳 검증 공방은 오전부터 뜨겁게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과거 12·3 비상계엄 당시 본인의 행보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으며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사과했다. 

또한 보좌진 갑질 논란 등에 대해서도 "정책에 대한 집념으로 '외눈박이'처럼 살아오며 동료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성숙지 못한 언행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외눈박이'라는 표현은 장애인 비하가 섞인 표현"이라며 "이런 하나부터 후보자의 태도가 보이는 것"이라고 즉각 질타했다.

청문회 질의에 나선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시작부터 고성을 높이며 이 후보자 장남의 연세대 입학 전형을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17년 전 일이라 모른다더니 결국 '사회기여자' 전형이었다"며 "집안에 누가 국위선양을 했기에 이 전형으로 들어갔느냐"고 따졌다. 

이어 "내무부 장관을 지낸 시아버지의 훈장을 이용해 연세대 프로세스를 무력화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자는 "장남과 차남의 전형을 혼선 빚은 실수를 인정한다"면서도 "시부의 공직 경력은 자격 요건 선별에 일절 반영되지 않았으며 선발은 필기와 구술 등 엄격한 시험을 거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른바 '이혜훈 비망록'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후보자에게 문건을 전달하며 압박했다. 

천 의원은 "후보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면 공개적으로 배포해도 이의가 없느냐"며 위증 시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경고했다. 

또한 "세종에 직장이 있는 장남이 왜 후보자 주민등록에 유지됐나"라며 "누가 봐도 부양가족 점수를 넣으려는 위장 전입 중 악질"이라고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의 부정 청약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비망록에 대해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며 한글 파일로 이런 것을 만들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또한 장남의 전입 문제에는 "이직 준비와 결혼 준비 때문에 서울을 많이 오가야 했던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이 후보자의 12·3 비상계엄 옹호 발언과 관련해 집중 질의에 나섰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은 내란이며 국민들이 국회를 지키지 않았더라면 독재로 연결됐을 것"이라며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며 당파성에 매몰돼 내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당파성에서 절연하고 과거 발언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 역시 이 후보자의 당협위원장직 유지를 지적하며 "당파 싸움에서 벗어났다면서 당협위원장직은 왜 유지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지난 4월 탄핵 선고 판결문을 보고 생각을 정리하며 당협 활동과 거리를 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직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선거를 준비하는 시·구위원들을 외면하기 어려워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의사진행발언부터 여야 간의 전운이 감돌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노트북 전면에 '야!', '청문회장보다 경찰 포토라인' 등이 적힌 피켓을 부착한 것을 문제삼았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번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과정에 여러 문제가 있었다"며 "정상적인 청문회를 위해 피켓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이 일상화되면 향후 상임위 절차에서도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조정을 요청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피켓 설치는 합의된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며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앞에 붙인 피켓을 제거해달라"고 주문했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월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