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대규모 해킹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연간 기준 합산 영업이익 4조 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기업별 온도차가 뚜렷한 가운데, 해킹 사고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과징금·제재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안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성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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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픽사베이 제공 |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4조4267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로, 통신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4조 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각사별 실적 반등의 정도와 배경은 온도차를 보였다. SKT는 연간 영업이익 1조 원대를 간신히 지킨 반면, KT는 2조 원대를 웃돌았고 LG유플러스는 1조 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우선 SKT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해킹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SK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7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 전년대비 40.9% 급감한 수치다.
SKT는 지난해 4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7월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됐고, 8월에는 통신 요금 50% 감면과 각종 고객 보상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비용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4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약 2500억 원이 반영되면서 부담은 확대됐다.
현재 SKT는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으나, 사고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이미 실적에 반영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관련 불확실성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반면 KT는 통신 본업보다는 비통신 부문의 일회성 수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K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45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3.5%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24년 발생한 구조개편으로 인한 비용이 해소된 영향과 더불어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분양 이익 등 비통신 분야의 일회성 수익이 실적을 떠받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해킹 사고가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한 만큼, 관련 비용과 제재 리스크는 올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들이 해킹 후폭풍 수습에 집중하는 사이 가입자 유입 효과를 누리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기반이 마련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9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입자 확대 효과와 더불어 신사업 부문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 해킹 후폭풍 아직 남았다… 과징금 리스크 '현재 진행형'
통신 3사의 이 같은 실적 흐름에는 해킹 사고와 관련한 과징금 및 제재 리스크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해 해킹 사고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각 사별로 남아 있는 행정 절차와 정부의 추가 제재 가능성에 따라 올해 실적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SKT의 경우 유심 서버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는 국내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제재 가운데 최대 규모로, SKT는 해당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회사 측은 사고 직후 보상과 보안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 역시 과징금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관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개보위의 제재 수위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법상 개보위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최대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의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어, 업계에선 관련 결과가 올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통신 3사는 해킹 사고 이후 단기적인 실적 방어에는 선방했지만, 과징금과 후속 제재라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의 관건은 보안 사고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얼마나 정리할 수 있을지와 함께, AI 등 신사업 부문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보안 사고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느냐가 실적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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