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돈 더 내라" 압박에 베네수엘라·이란 긴장까지… K-방산 '몸값' 폭등
'가성비' 넘어 '신속 공급' 무기로 100조 잭팟… 증권가 "실적보다 큰 꿈을 꿔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지정학적 청구서'가 K-방산에는 '수주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라고 압박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주는 연일 신고가 돌파를 시도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주도하는 핵심 섹터로 자리 잡았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지정학적 청구서'가 K-방산에는 '수주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2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2만1000원(1.67%) 오른 127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29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133만원) 재돌파를 목전에 뒀다. LIG넥스원 역시 전 거래일보다 2000원(0.38%) 상승한 53만원을 기록하며 50만원대에 안착, 신고가(54만4000원)를 향해 순항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방위로 확산된 탓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구 접근권을 주장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지에서도 미국의 강경 모드와 맞물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자체 무장력이 시급해진 국가들이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 한국 방산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K-방산의 경쟁력은 이제 '가성비'를 넘어 '신속 공급(Speed)'으로 진화했다. 록히드마틴 등 글로벌 방산 공룡들이 공급망 차질로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사이, 한국 기업들은 폴란드에 FA-50 전투기와 K2 전차를 계약 체결 수개월 만에 인도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수출 영토 역시 폴란드를 넘어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나토 최전선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으로 확장되며 수주 잔고가 1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증권가도 눈높이를 대폭 올리고 있다. 지난 20일 유안타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33만원에서 1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현대로템(30만원)과 한국항공우주(19만3000원)의 목표가도 줄줄이 올려잡았다.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안보 무임승차론은 역설적으로 한국 방산 기업들에게는 최고의 세일즈 환경을 만들어줬다"며 "유럽의 재무장 수요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4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은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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