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이시경 기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11·25 부정선거 의혹은 투표권 매수가 최대 쟁점이다.

연임이 유력시되던 이해광 회장측은 협회 선관위가 당선자로 확정한 황기현 후보의 선거권 매권 의혹, 즉  선거 과정에 있어서 유권자 자격을 부여하는 협회 활동비를 대납한 사실이 있다며 부정선거의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를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협회장 선거를 위한 유권자의 자격요건을 알아봐야 한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개사협회 가입자는 전국에 약 8만9000여명이다.

이들 가운데 협회장 선거가 가능한 유권자는 협회 활동비 2개월 이상 납부(1달 6000원)한 회원으로 한정, 이를 납부한 회원만이 투표하게끔 했다. 이 회장 측은 황 후보측이 일부 특정 지역에서 본인의 표를 확보할 참으로 지역 중개사들에게 협회 활동비를 대납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공인중개사협회 지하 1층에서 황기현 회장(가운데 앞)을 비롯한 측근이 제 11대 협회장 선거 의혹을 제기한 이해광 회장과 관련해 '투표함 탈취를 결사 반대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선거권을 부여하는 활동비 대납 의혹은 대리투표와 금품수수 등으로 확전되는 중이어서 11·25 회장 부정선거 의혹의 핵심 쟁점이다.

이 회장 측 주장에 따르면 이번 11대 협회장선거 개표 결과 경기북부지부 선거구에서 황 후보자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개표 결과, 경기북부지부의 유권자(선거인명부 인원)는 3221명이다. 이 중 1838명이 투표를 한 가운데 1221명이 황 후보자를 지지했다. 경기북부지부 투표인 중 66%가 황 후보자를 선택한 것. 이해광 후보자 득표는  427표로 23%의 득표에 머물렀다.

표차는 794표. 당선자인 황후보자와 현 회장인 이 후보자의 전국 표차 407표를 나게 한 결정적인 선거구였다.

경기북부 선거구의 투표율은 전국  최고다. 57.1%로서 전국 평균 40.6%에 비해 16.5%포인트 높다.  2위 투표율을 보인 경기남부(47.4%)보다도 19.7% 포인트 높다.   

반면 이 회장이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선거구는 경기남부지부로 총 유권자 7389명 가운데 3499명이 투표, 1274표(36.4%)를 획득했다. 1046표를 얻은 황 당선자와 표차는 228표였다.

이 회장 측은 “(황 후보자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경기북부지부의 투표율이 전국 선거구 중 가장 높았을 뿐더러 전국 평균 투표율(40.6%)을 훨씬 상회한다”며 “유권자를 늘리기 위해 회원비를 대납하고 황 후보를 찍게 강요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자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못박는다. 황 후보자 측근은 “황 후보자가 경기북부 지부장 출신으로 해당 지역 출마자를 찍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냐”며 “407표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된 것에 대해 아쉬운 것은 알겠지만 이러한 논리를 펼치는 것은 선거 무효로 몰아가려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협회 규정상 선거가 무효가 되거나 부정으로 이뤄진 경우에는 현재 협회장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황 후보자 측은 억지주장으로 잘못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는 “협회장 선거의 투표권은 회원들의 소중한 권리”라며 “유권자로써의 자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하는 회원이 많아 이에 대한 홍보를 했을 뿐 대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황 후보자 측은 이 후보자가 선거에 앞서 유권자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판을 바꿨지만 결과가 뜻한 대로 되지 않자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 황 후보자 측근은 “이번 선거 전에는 정회원이면 누구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회비를 2개월 이상 납부한 회원, 공제가입자 등으로 유권자를 규정했다”며 “회장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도 이 회장으로 이번 사태가 결국 자신의 임기를 늘리려는 수가 아니겠는가”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