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원작 계약 종료로 마지막 무대...관객 요청 빗발치며 재계약 이뤄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이청준의 원작 소설을 거쳐 한국 영화 최초 100만을 돌파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 이어 지난 2010년 초연 때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뮤지컬 '서편제'가 '마지막' 공연이라는 비보를 전한 지 4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공연 제작사 PAGE1은 뮤지컬 '서편제'의 2026년 공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번 2026년 공연은 지난 2022년 원작 계약 종료와 함께 막을 내린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마지막’이라는 소식 이후에도 작품을 다시 보고 싶다는 관객들의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고, 이에 힘입어 원작 사용에 대한 재계약이 다시 한 번 이뤄지며 2026년 공연이 확정됐다. 

뮤지컬 '서편제'는 이청준의 단편소설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 소리꾼 가족의 여정을 통해 ‘소리’의 의미와 예술이 품은 고통과 집착, 사랑과 상처를 섬세하게 그려온 작품. 한국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음악과 현대적 뮤지컬 언어가 맞물리며, 누구나 자신의 삶과 감정을 대입해 볼 수 있는 보편적 울림을 만들어왔다. 설령 뮤지컬을 보지는 못했더라도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당시는 지역별 단관 개봉의 시대)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던 영화 '서편제'로도 그 내용은 익히 알려져 있다.

   
▲ 뮤지컬 '서편제'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사진=PAGE1 제공


지난 2010년 초연 이후 '서편제'는 다섯 번의 재공연을 거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 레퍼토리로서의 신뢰를 쌓아왔고, 대중성과 흥행성을 입증했다. 작품의 음악은 윤일상 작곡가의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을 중심으로, 발라드와 록 사운드, 전통 소리의 결, 현대적 팝까지 다양한 음악적 색채가 어우러져 감정선을 확장해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작품의 서사는 ‘예술’과 ‘가족’이라는 두 축 위에서 전개된다. 소리를 둘러싼 집착과 사랑, 화해와 상처를 따라가며 인물들의 선택과 관계의 변화를 그려내고, 마지막 장면에서 송화가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소리로 풀어내는 순간은, 길 위에서 완성되어 온 삶의 무게가 응축된 피날레로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온 장면이다.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동시대 무대 언어로 번역되는 서편제의 피날레는 ‘K-뮤지컬’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이를 증명하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 여운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회자되어 왔다. 

'서편제'는 초연 이후 십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재공연을 거치며 작품의 언어를 다듬고 관객층을 넓혀 왔다. 특히 최근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국내 젊은 세대의 문화 소비에서도 한국적 정서와 소재에 대한 수용 폭이 커진 흐름 속에서, '서편제'를 바라보는 반응과 공감대 역시 한층 확장되고 있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막을 내린 지난 시즌의 성과는 이러한 변화가 축적된 결과로, '서편제'가 한국 창작뮤지컬이 지나온 시간과 함께 성장해온 레퍼토리임을 보여준다. 

이번 2026년 공연 역시 '서편제'를 함께 만들어온 주요 창작진이 다시 참여한다. 예술감독 이지나, 작곡 윤일상, 대본·가사 조광화, 음악슈퍼바이저 김문정, 안무 남수정, 국악감독 이자람 등 오랜 시간 작품과 호흡을 맞춰온 창작진이 다시 모여 작품의 결을 이어갈 예정이다. 

PAGE1은 “오랜 시간 축적된 작품의 무대 언어를 바탕으로, 2026년 시즌 역시 작품의 정서와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7월 1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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