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고물가 장기화로 생활필수품 전반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생리대 시장 1위 유한킴벌리가 '보편적 월경권'의 전략 방향을 수정했다. 취약계층에 제품을 무상 기부하던 기존의 지원 방식을 넘어, 누구나 언제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시장의 '접근성'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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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느낌 브랜드를 통해 운영해 오고 있는 중저가 제품 모습./사진=유한킴벌리 제공 |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지난 11년간 운영해 온 중저가 생리대 라인업의 판매 채널을 기존 온라인·특수 채널 중심에서 대형마트·편의점 등 소비자와 접점이 넓은 오프라인 채널로 대폭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2분기 내에 가격 부담을 더 낮춘 신규 중저가 제품까지 출시하며 '가성비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월경권 보장을 '복지'가 아닌 '유통'의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업들의 생리대 지원 사업은 특정 대상(저소득층 청소년 등)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기부 형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는 대상이 한정적이고 일회성 지원에 그친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유한킴벌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선택권'을 시장의 상수로 두는 방식을 택했다. 고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매대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저가 제품을 상시 배치함으로써, 소비자가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맞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의도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기부가 '빈틈을 메우는' 방식이라면, 중저가 제품의 오프라인 확대는 '시장의 바닥을 다지는' 방식"이라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월경 비용을 낮추는 가장 지속 가능한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채널 확장과 신제품 출시라는 투트랙으로 전개된다.
우선 11년간 가격 안정을 위해 운영해 온 '좋은느낌 순수' 등 실속형 라인업을 소비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전면에 배치한다. 온라인 배송을 기다릴 필요 없이, 급할 때 찾는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과 나란히 진열된 부담 없는 가격의 생리대를 구매할 수 있도록 물리적 장벽을 없앤 것이다.
여기에 오는 2분기 출시될 신규 중저가 제품은 시장의 가격 안정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패키지나 부가 기능을 최소화하고 본질에 집중해 원가를 절감한 모델을 내놓음으로써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유한킴벌리의 이번 행보가 국내 생리대 시장의 성숙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생리대 시장은 안전성과 기능성 경쟁에 치우쳐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성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던 것이 사실이다. 1위 사업자인 유한킴벌리가 '중저가 카테고리'를 공식적인 주요 라인업으로 격상시킨 것은, 이제 시장이 기능 중심에서 '가치 소비'와 '합리적 소비'가 공존하는 시장 재편 신호로 읽힌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보편적 월경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요구에 깊이 공감한다"며 "한국산 생리대의 세계적 경쟁력을 지속하는 한편, 중저가 제품의 오프라인 접근성을 높이고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실질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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