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 속에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편 노사 관계에서는 '긴장 사이클'을 타고 있다. 과반 노조 출범이 가시권에 들면서 합당한 보상 요구는 물론 투쟁으로 조직 유연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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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DB |
28일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최근 6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흐름이라면 이르면 다음주 또는 2월 중으로 과반 노조 기준인 6만2500명을 달성할 것으로 노조 측은 예상했다.
과반 노조 탄생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성과 분배와 보상 체감 격차가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조직 내 기준점이 되어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켰고, 이러한 분위기가 노조 가입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면서 성과급 상한을 폐지한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도 경제적 부가가치(EVA) 20%를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지급하고 있다.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임직원들의 OPI는 최대 연봉의 최대 47%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1인당 초과이익분배금(PS)은 평균 1억3600만 원(영업이익 45조 원 기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평균 연봉 7700만 원 직원 기준 37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다.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록 SK하이닉스를 기준점으로 하는 불만은 더욱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향후 교섭 국면에서 노조는 공정한 보상과 산정 근거의 투명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OPI 산정 방식의 투명화와 상한 해제를 핵심 요구안으로 삼는데 이어 목표달성장려금(TAI)를 영업이익률 구간별로 지급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다. 과거 현대차 노조가 생존권과 정년에 집중하면서 투쟁했다면, 삼성 노조는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SK하이닉스를 비교 대상으로 삼기엔 회사의 구조적 성격부터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단일 사업이라서 전체 영업이익서 일부 배분하는 방식이 구성원 모두에게 공정하지만,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성격과 수익 모델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과반 노조 탄생 시 삼성 그룹의 조직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과반 노조는 사측과 직접 임금 협상을 벌이는 독점적 교섭권을 얻는다. 또 법적으로 취업 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권을 확보하게 되는 등 임금과 성과급, 근로시간 등을 둘러싼 교섭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노사 관계는 긴장 사이클인 반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이라는 분기 최대 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 달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실적이 호황기에 접어든 만큼 노사 관계를 투쟁 구도로 둘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모델로 빠르게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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