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다주택자 중과세 유예를 철회한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SNS에 투기성 다주택자들을 겨냥한 고강도 메시지를 올리면서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31일 “표계산없이 국민 믿고 비난감수하겠다”며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어 1일에도 언론을 향해 “망국적 투기 두둔을 말라”고 당부하더니 2일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는 “망국적 부동산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시라”며 고강도 메시지를 이어갔다.
정부가 내놓은 1.29 부동산 공급 대책에 야권과 시장 등에서 반발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확실한 시그널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개포 4억 낮춘 급매 나와…“좀 더 지켜보자” 거래는 아직> 기사를 인용해 게시한 뒤 <“정부가 정해준 ‘부동산 배급’에 만족하라는거냐”…이 대통령 정조준한 국힘>이란 제목의 기사를 인용한 다른 게시글도 X에 올렸다.
인용된 각각의 기사는 먼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중단 선언으로 인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1년 전보다 호가가 4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나왔다는 내용이다. 또한 유예 종료일 연장 시 매매가가 최고가 대비 10~15% 낮아질 수 있다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전망도 담겼다.
앞서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집값 과열의 원인을 불법행위로 단정하고, 주택 소유자들을 겨냥한 협박성 표현까지 쏟아냈다”며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망국적”이라고 맞대응을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1일엔 과거 자신이 주도했던 계곡 정비사업 등을 거론하며 “부동산 정상화는 5000피(코스피 5000),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은가. 표계산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날인 지난 1일엔 언론을 향해 “돈벌겠다고 살지도 않는 집을 몇 채씩, 수십·수백 채씩 사모으는 바람에 집값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 젊은이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이 줄어 나라가 사라질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버는 돈에 세금 좀 부과한 것이 그렇게 부당한가.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로 비난)’만큼은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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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K-스타트업이 미래를 만든다'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6.1.30./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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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에서 세제개편은 후순위로 미룬 상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세금 규제 도입과 관련해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제일 좋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쏟아내는 강경 발언은 코스피 5000을 돌파한 경험이 뒷받침된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에서 만지작거리는 세제개편 카드를 최대한 미뤄보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일 청와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관련해 “사회적 약속이자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5월 9일 종료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나온 관련 질문에 “대통령이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달 28일 “5월 9일 종료를 원칙으로 하되, 한두 달 이후를 종료 시점으로 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선을 그었다.
강 대변인은 “그(5월 9일 종료) 이후엔 다른 얘기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보유세는 최종적으로 정말 이 모든 것이 다 불가능하다라고 여겨졌을 때 (하는 것이고,) 지금은 여러가지 정책에 있어서 실효성을 더 강조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세제개편없이 집값이 안정되면 좋겠지만, 당에서도 세제개편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 자로 마감되는 시점이라, 이것이 시장에 주는 내용과 분위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SNS 메시지에 대해 “4년 이상 남은 임기동안 일관되게 부동산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드리는 것”이라면서 “과거 진보·보수 정권 막론하고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은) 애초에 시작한 정책의 기조를 못 지킨 것이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부동산 문제의 5가지 원칙이라며 ▲근본적으로 지방균형발전으로 풀어간다 ▲안정적인 공급을 지속한다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수요에 대해서는 금융 등을 포함한 적정한 합리적 방법으로 시장을 교정한다 ▲세제 등을 통한 부동산 접근법은 가능한 쓰지 않는 것을 기조로 하되, 일반 정책이 그렇듯 어떤 정책이든 배제하진 않는다 ▲지난 6개월간 밝힌 입장을 일관되게 실행한다 등을 제시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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