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지난 3년간 이어진 대규모 '세수 펑크(세수 결손)'의 악몽이 올해는 끝날 조짐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은 기업 호실적과 증시 활황으로 법인세·소득세·증권거래세 등 주요 세목에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4년 만에 세수 목표 초과 달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
 |
|
| ▲ 코스피와 코스닥이 종가기준 5,000과 1,000을 동반 돌파한1월 27일 축하 세리모니를 하는 한국거래소 직원들./사진=연합뉴스 제공 |
8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기업 실적과 소득 여건 등을 바탕으로 올해 1월 국세 수입 실적을 집계 중이다. 정부가 편성한 올해 국세 수입 예산은 390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추경 기준)보다 18조2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당국은 반도체 훈풍을 타고 3대 세목(법인세·소득세·부가세)이 일제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법인세'다. 올해 법인세 예산은 전년 대비 3조 원 증가한 86조5000억 원으로 책정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회복되면서 세수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16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연간 영업이익 19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639곳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180조 원으로 전년 대비 15.0% 급증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개선분이 3월 법인세 신고에 반영되고, 올해 호실적이 이어진다면 8월 중간예납에서도 세수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호실적은 '소득세' 증가로도 이어진다. 역대급 성과급 잔치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봉의 50% 수준인 1억4820만 원(연봉 1억 원 기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삼성전자 DS부문도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근로소득세수는 당초 정부 전망치(68조5000억 원)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거래세' 수입도 기대 요인이다.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41조 원으로 전월 대비 116.9% 폭증했다. 올해부터 코스피·코스닥 거래세율이 각각 0.05%p 상향 조정된 점도 세수 증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정부는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과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세액공제 증가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초반 흐름은 좋지만, 3월 법인세 신고 결과를 확인해야 정확한 연간 세수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 2023년(56.4조 원), 2024년(30.8조 원)에 이어 작년에도 10조 원대의 세수 결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반도체발 훈풍이 4년 만의 '세수 정상화'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