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최근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제한해온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쿠팡이 사실상 독점해온 새벽배송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물류센터를 앞세운 쿠팡에 맞서 CJ대한통운이 전국에 분포한 이마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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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에 진열된 물품./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9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이 새벽배송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규제로 새벽배송을 하지 못하는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에 대해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대형마트는 온라인 영업에 한해 심야 시간대 주문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사실상 새벽배송 도입도 가능해진다.
앞서 쿠팡은 심야 영업 제한을 받지 않는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점을 앞세워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도착하는 배송 경험을 소비자 일상에 안착시켜왔다. 기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전제로 설계된 오프라인 중심 규제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선호도를 높이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규제 시행 이후 10년이 넘는 사이 소비 환경은 급격히 변화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심야 시간에도 주문과 배송이 가능한 플랫폼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경쟁’에서 ‘물류 주도권 싸움’으로
다만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경쟁 구도의 중심이 ‘대형마트 대 쿠팡’이 아니라 ‘물류 대 물류’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새벽배송 시장이 쿠팡과 CJ대한통운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쿠팡이 대규모 물류센터를 직접 구축·운영하는 ‘소유형 물류망’을 앞세워 왔다면, 이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는 CJ대한통운이 현존하는 전국 69개 지점의 이마트·SSG닷컴과의 협업을 통해 이미 구축된 전국 점포망을 연결하는 ‘분산형 물류망’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준다는 분석이다.
앞서 쿠팡은 전국 주요 거점에 대형 물류센터를 배치하고 입고·분류·배송을 일원화한 구조를 통해 빠른 배송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이 같은 전국 단위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는 사업자는 현재로서는 쿠팡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CJ대한통운은 다른 방식의 전국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마트·SSG닷컴과의 협업을 통해 전국에 분포한 이마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이미 마련해 둔 상태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 PP(Picking & Packing) 센터를 구축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고 있으며 현재도 낮 시간대에는 점포 기반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별도의 대규모 물류센터를 새로 짓지 않더라도 기존 점포와 물류 운영 체계를 활용해 새벽배송으로의 전환과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지역 단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CJ대한통운의 분산형 물류 전략 역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기대감은 증권가 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6일 CJ대한통운의 목표주가를 14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현재 주가(10만9400원) 대비 약 28%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KB증권은 리포트에서 “유통 규제 완화 가능성과 함께 점포 기반 물류 활용도가 높아질 경우 CJ대한통운의 중장기 성장성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 논의는 단순히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새벽배송을 둘러싼 물류 주도권 경쟁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라며 “쿠팡이 구축해온 집중형 물류망에 맞서 기존 물류기업들이 점포 기반 분산형 물류망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느냐가 향후 새벽배송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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