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발 과잉 생산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이 위협받는 가운데,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 양적 팽창보다는 중국의 추격이 거센 범용 제품을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질적 고도화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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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통상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산업통상부는 올해 소재부품기술개발에 전년 대비 9.6% 증가한 1조2910억 원(계속 1조1704억 원, 신규 1206억 원)을 투자하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을 11일 공고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반도체(1454억 원), 디스플레이(883억 원), 이차전지(1257억 원), 바이오(1112억 원) 등 첨단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한 소재부품 개발에 총 4706억 원을 투자한다. 기계금속(3085억 원), 자동차(902억 원), 화학(1470억 원) 등 주력산업의 고부가 가치화와 친환경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재 개발과 우주·항공(694억 원), 수소(245억 원) 등 미래 유망산업 선점을 위한 소재 개발에도 총 8204억 원을 투자한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의 고부가(Specialty) 전환이다. 그간 한국 철강·화학 업계는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공세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이에 정부는 초심도 시추환경용 초내부식 강관 소재 등 고부가 특수탄소강과 소형 전장부품용 초고순도·초박막 폴리프로필렌 필름 소재 등 대체 불가능한 스페셜티 화학 소재 개발에 220억 원을 쏟는다. 범용 제품 위주의 구조에서 벗어나 고수익 구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보를 위해 65개 과제에 427억5000만 원을 신규 지원한다. 특히 이번 주요 신규 과제에 반도체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피지컬 AI 디바이스용 유리기판' 소재 기술이 포함됐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아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이와 함께 제련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에서 레늄(Re), 게르마늄(Ge) 등 반도체 핵심 희소금속을 뽑아내는 정련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이는 특정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자원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소재개발 분야 AI 활용 촉진을 위해 소재부품기반구축사업(가상공학플랫폼)과 연계하는 소재 AI 연계 과제를 처음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단계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성 예측과 구조 최적화, 가상설계 및 시뮬레이션 등 AI 기반의 소재 디지털 개발방식을 접목해 신속한 개발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오는 4월까지(투자연계형 과제는 6월)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첨단산업의 초격차 확보는 물론 주력 산업의 친환경·디지털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현주 산업공급망정책관은 "소부장 산업은 국가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철강·석유화학 소재의 고부가화 연구개발을 차질 없이 지원하고, 소재 연구개발에 AI 융합을 확산해 소재기업 혁신 역량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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