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대규모 투자로 광주에 복합 랜드마크 조성…“지역 1번점 목표”
지역 거점점포 육성해 집객·브랜드유치 두마리 토끼, 실적 반등 열쇠로
유통 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지역 생활 인프라도 수도권 수준으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지방 소멸에 대응해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는 신세계의 ‘정공법’이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초기 투자로 지역 거점 매장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에 버금가는 소비와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 적중하면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모습이다. 

   
▲ 광주광역시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 조감도./사진=광주광역시 제공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광주광역시와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 추진을 위한 3조 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를 통해 광천터미널 부지에 백화점과 버스터미널, 호텔, 공연장, 업무·주거·의료·교육시설 등을 결합한 복합 랜드마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마트 계열 신세계프라퍼티도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토지비 납부와 설계 절차가 진행 중으로, 쇼핑, 문화, 레저 활동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쇼핑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그룹 양대 축이 모두 나선 광주 랜드마크 건립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내 핵심 거점을 구축해 지방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신세계 핵심 전략도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 부산 센텀시티점을 시작으로 한 번 출점할 때 해당 지역에서 ‘1번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지 등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역 점포에서도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명품 브랜드 매장을 유치하고, 다양한 체험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통해 집객효과를 발휘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전경./사진=신세계 제공


신세계백화점의 거점 고도화 전략은 실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대전·대구·광주 신세계백화점 등 별도 법인 실적 합산 매출은 2조67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 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비수도권 점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내수 부진 속에서도 지역 핵심 점포들이 탄탄한 매출을 올리면서, 신세계 연결기준 매출도 전년대비 4.4% 증가하는 등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신세계가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대형 점포 전략에 집중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커머스 중심으로 유통 채널이 재편되면서 지역 중소규모 점포만으로는 소비자 집객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신세계의 판단이다. 기존 지역 점포들을 지탱하던 일상 쇼핑 수요 상당부분을 이커머스가 잠식한 만큼,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선 차별화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역에도 여전히 충분한 잠재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가 ‘더 그레이트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등 대규모 랜드마크 건립을 추진 중인 호남권의 경우, 역외소비 유출 규모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민의 쇼핑 수요와 경제력은 충분하지만, 쇼핑을 할 장소가 없다는 것이 신세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샤넬의 경우 현재 호남권에 매장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형 거점 점포를 통해 충분한 매장 규모와 유동인구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해 지역 쇼핑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체험 시설과 MD 구성, 다양한 팝업 이벤트 등이 가능한 매장으로 문화 콘텐츠 수요도 충족시킬 예정이다. 지역에서도 수도권 수준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내에서도 완전한 소비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다시 유동인구를 유입시키는 효과로 이어져 매장 입점 유인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란 구상이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사진=신세계 제공


‘랜드마크’ 백화점이 지역 쇼핑과 문화생활 거점 역할을 한다면, 일상생활 영역은 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스타필드’가 담당한다. 특히 규모를 줄이는 대신 접근성을 높인 ‘스타필드빌리지’ 모델을 통해 도심 침투 및 근거리 생활권을 공략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그간 수도권 스타필드 매장 운영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발휘해, 지방 거주민의 생활 인프라를 수도권 수준으로 상향평준화한다는 목표다. 스타필드빌리지는 파주 운정에서 시작해 서울 가양동, 충북 청주, 대전 유성, 경남 진주 등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필드 빌리지에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고객중심 경영 철학이 깔려 있다. 언제라도 놀러갈 수 있는 ‘문 앞 복합쇼핑몰’을 새로운 가치로 내걸고, 기존 ‘스타필드’가 제공해 온 고객 경험을 더욱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미래 유통 업태를 미리 내다보고 이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매장 모델을 제시한 점은 과거 이마트 ‘트레이더스’ 추진과도 닮아 있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가 성장기를 걷던 1990년대부터 창고형 할인점의 미래 가능성을 살폈고, 2010년 이를 국내 소비자에 맞게 재정의한 ‘트레이더스’를 선보였다. 트레이더스는 꾸준한 성장세로 현재 이마트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유통 업태를 선점한 효과를 입증했다. 선점 전략이 성과로 드러난 만큼, 정 회장은 다음 ‘패러다임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6일 경기 파주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찾은 데 이어, 지난 9일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에서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며 ‘뚝심 있는 혁신’을 주문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앞으로도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고, 또한 찾은 거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며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유통 시장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