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재계 총수들이 해외에서 활발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면서 네트워크 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년 만에 스포츠 외교에 나섰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올해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단순한 방문이나 마케팅을 넘어 전략적 산업 협력과 해외 시장 영향력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글로벌 외교 전략’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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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현지시간)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갈라 디너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뒷줄 오른쪽 네 번째)이 세계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탈리아 대통령실 홈페이지 제공. |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교류하며 네트워크 확대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5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갈라 디너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리둥성 TCL 회장, 올리버 바테 알리안츠 회장 등 해외 기업인들은 물론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주요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 회장의 스포츠 외교 활동은 지난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이번 행보는 유럽 내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다시 한번 각인하는 동시에 한국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유지·확대하는 데에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AI(인공지능)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을 선보일 예정인데, 여기에 SK하이닉스의 HBM4가 도입된다. 이에 HBM4 양산을 앞두고 두 사람이 만나 최종 협력 방안과 공급 일정 등을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과 중장기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호주를 찾아 현지 시장을 직접 확인하고, 현지 정·재계 및 스포츠계 주요 인사들과도 교류했다.
특히 호주는 점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장으로, 중장기 전략 거점으로 꼽힌다. 이에 정 회장이 직접 사업 전략 등을 살펴보고, 기아 현지 딜러와 해외 법인 등을 격려하며 성장 전략과 비전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호주 방문에 앞서 캐나다를 찾아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등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역시 캐나다를 찾아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세일즈에 나섰으며,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지난달 인도를 방문해 협력 확대에 나서는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해외 전략 활동이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이 연초부터 해외 현장을 직접 누비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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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오른쪽)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단순 만남 이상의 의미”…중장기 협력 관계 다진다
주요 기업 총수들의 이 같은 글로벌 행보는 단순한 만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게 재계 내 평가다.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글로벌 산업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인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는 흔치 않은 기회로, 총수들이 직접 참석한다는 것은 기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 사업 확대에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한다.
또한 현지 방문을 통해 해당 시장에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입지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재용 회장의 스포츠 외교는 삼성 브랜드 글로벌 이미지 제고는 물론 유럽 내에서 삼성 제품에 대한 신뢰와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의 호주 방문 역시 기아 호주오픈 테니스를 계기로 진행됐는데, 현지에 차량을 알리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최태원 회장이 진행한 비공식 회동은 공식 회의에서 쉽게 나누기 어려운 대화도 가능하게 하며, 협력 관계도 더욱 견고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계 총수들의 글로벌 외교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미국 빅테크와의 미팅을 위해 미국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오는 4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경제정상회의(WES)에 참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 회장은 WES 자문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참석 가능성이 크며,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은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단순 네트워크 확장을 넘어 중요한 사업 수주까지 직접 챙기면서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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