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란봉투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산업계의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정부가 세부 기준을 담은 시행령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노조 역시 원청 교섭을 촉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어 시행 초기 노사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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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봉투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행령 최종안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산업계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은 오는 3월 10일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해당 법안은 사용자의 범위 확대. 노동쟁의 대상의 포괄적 확대,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시행되면 하청 노조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직 시행령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일 시행령 개정안 재입법예고 기간이 종료됐으나 정부는 추가로 제기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시행령을 보완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시행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도 최종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산업계 혼란도 여전하다.
산업계 내에서는 시행령 최종안이 나와야 대응 전략 마련에도 나설 수 있지만 현재는 법 적용 범위와 책임 기준을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조선·철강·건설 등 수백 개의 하청을 두고 있는 산업의 경우 교섭 단위 분리 여부 등이 불분명해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노동계에서는 교섭 창구 단일화에 대해 반발하며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교섭 창구 단일화가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주장인데, 투쟁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도 남아있다.
국민의힘도 노란봉투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란봉투법도 법 시행이 한 달도 남지 않았음에도 현장의 혼란을 막을 시행령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며 “일단 시행하고 나중에 고치겠다는 식의 접근은 산업 현장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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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22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GM부품물류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찢겨진 노란봉투법에 대한 답변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하청노조 교섭 요구 ‘봇물’…법 시행에 속도 조절 필요
문제는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부터 노사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하청노조들은 법 시행과 동시에 원청을 상대로 교섭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물론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하청노조들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으며, 포스코 협력사들도 포스코를 상대로 소통 및 상생 협력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포스코와 공동 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조선사 중에서는 한화오션 하청노조가 원청 교섭을 요구했다.
산업계 내에서는 하청노조들의 원청 교섭 요구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건설산업연맹 플랜트노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OIL 등 주요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파업 강행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금속노조는 원청이 하청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특히 업종별 공동 파업까지 밝히면서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도 7월 총파업에 나서면서 정부와 사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교섭을 거부한 원청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로 고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의 파업은 결국 산업계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생산 차질에 의한 매출 감소와 납기 지연, 협력업체로의 피해 확산 등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감내해야 할 경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산업계 내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행을 한시적으로 늦춰 ‘선시행 후보완’이 아닌 시행령과 세부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정비한 뒤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산업계의 요구에 발맞춰 노란봉투법 시행을 1년 추가로 유예하는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기업들은 물론이고 노동계에서도 반발하고 있어 시간을 두고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며 “충분한 준비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급하게 시행될 경우 현장 혼란은 물론 노사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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