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81건 중 66건만 통과...'구하라법'·'필수의료법' 등 민주당 주도로 처리
한병도 "아동수당법 막혀 36만 명 피해 우려...오찬 파기는 국정 파트너 포기"
국민의힘, 본회의장 앞 규탄대회서 "헌법 파괴 입법 쿠데타, 끝까지 맞설 것"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민법 개정안과 필수의료특별법 등 민생 법안 66건이 12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여야는 설 명절을 앞두고 81건의 안건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상황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국민의힘이 본회의를 보이콧하면서 '반쪽 처리'에 그쳤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합의안 81건 중 18건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개회 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과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신청했던 법안들은 이번 상정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 12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행정법제 혁신을 위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등 18개 법률의 일부개정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된 사법개혁안에 반발해 본회의와 상임위에 불참했다. 2026.2.12./사진=연합뉴스


비록 파행을 겪었으나 민생과 밀접한 주요 법안들은 문턱을 넘었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권리를 박탈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필수의료 강화 지원 특별법안' 등이 가결됐다.

아울러 배우자의 유산·사산 휴가를 도입하는 '남녀고용평등법', 학교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초·중등교육법' 등도 함께 통과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안건 상정에 앞서 "명절을 앞두고 국민께 좋은 모습을 보일 기회였는데 한쪽이 참여하지 않는 파행적 상황 속에 합의 법안 일부를 처리하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일 여야 원내대표가 작성한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 설치 합의문을 들어 보이며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합의가 깨졌다"고 성토했다.

한 원내대표는 "인구 감소 지역 아이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려던 아동수당법이 막히면서 당장 36만 명이 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라며 "보이스피싱 방지법과 응급의료법 등 절박한 민생 법안을 인질로 삼은 비정한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국민의힘은 법사위 상황을 핑계로 예정된 청와대 오찬까지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국정 파트너임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거세게 비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헌법상 3심제를 사실상 4심제로 바꾸는 재판소원제와 대법관 증원안을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한 것은 반헌법적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모든 악법 폭주의 목적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려는 입법 쿠데타 세력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에는 설을 앞두고 우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한복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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