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시장도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기술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하며 시장 내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도 차세대 HBM 기술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디어펜은 반도체업계의 기술력, 경쟁국 동향 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 경쟁력을 통해 반도체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분위기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양사의 기술 리더십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의 공정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기술 고도화하려는 목표에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에도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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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에 양산에 나서면서 기술 리더십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 제품./사진=삼성전자 제공 |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출하했다. 2월 둘째 주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이보다 일주일 빠르게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HBM은 D램 칩을 쌓아 올린 뒤 이를 하나로 묶어 고속으로 연결한 고성능 메모리 기술이다. HBM4는 6세대로, 최대 16개 D램 칩을 수직으로 적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HBM개발팀을 신설하면서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며, 이번에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 성과까지 달성했다. 이번에 양산에 성공한 HBM3는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삼성전자 HBM4의 속도는 11.7Gbps(초당 기가비트)에 달한다. JEDEC(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의 표준인 8Gbps를 수치로, 표준보다 약 40% 이상 향상된 성능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납품 기준으로 알려진 11Gbps도 충족한다.
향후 HBM4 수요 증가에 맞춰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중반에는 스탠다드 제품에 대해 고객사 샘플링이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에는 HBM4E 코어다이 기반의 커스텀 제품들도 웨이퍼 초도 물량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도 HBM4 양산이 임박한 상태다. 제품 최적화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으로 양산 출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보다 양산 시점은 다소 늦었지만 5세대 HBM3E에서 검증된 능력을 바탕으로 HBM4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엔비디아 공급 물량에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측도 HBM4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실적발표에서 “회사가 그동안 축적해온 HBM 양산 경험과 품질 신회를 단기간에 추월하기 어렵다”며 “HBM4 역시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HBM4를 ‘괴물칩’으로 부르며,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HBM4 공정에서는 차별화…“기술 우위 지속”
양사 모두 HBM4 양산에 나서는 가운데 공정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한 세대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 기반의 HBM4를 개발했다. 여기에 HBM4 가장 밑단인 ‘베이스 다이’에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과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또 삼성전자 HBM4 속도가 11.7Gbps를 달성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실리콘관통전극(TSV) 데이터 송수신 저전압 설계 기술을 적용하고, 전력 분배 네트워크(PDN) 최적화를 통해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을 약 40% 개선했다. 열 저항 특성은 약 10%, 방열 특성도 약 30% 높였다.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공정 덕분에 삼성전자의 HBM4 시장 점유율이 40%에 근접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는 기존 HBM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패키징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존에 기술력이 입증된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TSMC의 12나노 로직 공정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10나노급 5세대(1b) D램은 삼성전자의 10나노급 6세대(1c) D램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량으로 양산할 경우 안정성과 수율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HBM의 마진율은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공정에서 차이가 있지만 최고의 기술력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HBM4는 물론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서도 두 회사가 경쟁우위를 보여주면서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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