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해 실시한 통합 기획감독 결과, 조사 대상 사업장 49곳 전체에서 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제조업체 절반 이상이 연장근로 한도를 넘겼고, 항공사들은 승무원들의 브리핑 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대 수당을 떼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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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위법사항 적발 현황./사진=고용노동부 |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장시간 실시한 기획감독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최근 일부 사업장의 산업재해 발생 원인이 구조적으로 장시간 노동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실시됐다. 고용부는 교대제 운영 및 특별연장근로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제조업체 중 위법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과 근로 기준 위반 사례가 다수 접수된 항공사 객실 승무원 근로조건 등을 집중 점검했다.
먼저 제조업·교대제 사업장 45개소 모든 곳에서 243건의 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주요 위반 사례로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53.3%)이 가장 많았고, 이 중 대부분(21개소)이 야간 근무조에서 법정 한도를 초과해 일을 시킨 교대제 사업장이었다. 또한 연장·야간·휴일수당 등 약 22억3000만 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64.4%)도 함께 적발됐다.
야간 노동이 집중되는 교대제 사업장에서는 노동자 165명에게 필수적인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거나 뇌혈관 및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등 노동자의 건강권 방치가 절반(53.3%)을 넘겼다. 고용부는 산업안전 분야 위반에 대해 즉시 사법 처리와 함께 1억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항공사 4개소에 대한 집중 점검에서는 항공업계의 관행적인 위법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브리핑 시간 등을 제외하고 '순수 비행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야간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업체가 4개소 중 3개소였고, 그 금액은 약 7억 원에 달했다.
또 기간제 승무원에게만 약 5억5000만 원의 비행수당을 미지급한 사례가 적발돼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승무원에게 시간외 근로를 시키는 등 보호 조치를 어긴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감독 결과를 바탕으로 고착화된 장시간 노동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근로감독 대상을 200개소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법 위반이 확인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정지시와 사법 처리를 엄중히 단행하고, 실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교대제를 개편하는 기업에는 1인당 월 최대 80만 원을 지원하는 '워라밸+4.5 프로젝트' 등 장려금 지원과 컨설팅을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김영훈 장관은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를 바탕으로 야간 노동 규율 방안 마련 등 제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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