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미국 의회의 공식 검증 절차로 이어졌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가 로저스 쿠팡 대표를 불러 약 7시간 증언을 청취하면서 해당 사안이 양국 통상 변수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쿠팡 측은 건설적 해결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태 진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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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12월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4일 업계에 따르면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법사위) 쿠팡 사태 관련 비공개 증언청취(deposition)에 참석해 약 7시간 동안 증언했다. 법사위는 한국 정부의 차별적 법집행을 주장하면서 쿠팡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사위가 쿠팡 임직원에게 직접 증언을 듣는 절차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증언청취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9시42분께 법사위 회의실에 입장했다. 오후 2시께 조사가 끝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증언청취 절차는 점심시간을 넘기며 장시간 이어졌다. 로저스 대표에 대한 질의는 공화·민주 양당 보좌진과 법사위 소속 변호사들이 번갈아가며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 대표는 오후 5시2분께 법사위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이날 하원 법사위 대변인은 회의장 앞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이번 조사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사가 공개 청문회 및 입법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열려 있다(Everything is on the table)”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자국 및 중국 경쟁업체에 유리하도록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표적 공격을 지속해 왔다”면서 “공정위를 비롯한 한국 규제 당국과 집행 기관은 쿠팡에 대해 차별적 대우, 불공정 집행 관행, 형사처벌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법사위가 우리나라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차별적 대우’로 결론내리면, 불공정 무역에 대한 보복 조항을 규정한 ‘슈퍼 301조(무역법 301조)’의 부과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앞서 쿠팡 미국 투자자들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쿠팡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불공정 대우 여부를 301조에 근거해 조사해달라고 청원한 상태다. 301조는 관세율 상한과 부과 기간에 법적 제한이 없는 데다, 301조가 발동된 산업과 관계없는 다른 산업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미국이 ‘쿠팡 사태’를 근거로 301조를 발동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우리나라 자동차와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무제한·무기한 관세 부과가 가능해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인 만큼, 이번 조사가 한미 통상 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자, 즉각 무역법 122조에 따른 임시 조치인 ‘15%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해당 관세는 의회의 추가 승인이 없을 경우 150일 동안만 유효해, 무역법 122조로 시간을 버는 동안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장기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쿠팡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쿠팡 측도 침묵을 깨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로버트 포터 쿠팡Inc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 책임자는 “오늘 미 하원의 의견청취로까지 이어진 한국에서의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쿠팡은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좀 더 포괄적으로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양국 경제 관계의 개선, 안보 동맹 강화,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여 양국의 이익에 동시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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