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대외 시그널 위해 당장 상정해야" vs 김상훈 "소위 구성은 별도 일정 잡아야"
김양희 "인력·기술 유출 방지 시스템 시급"...국내 산업 영향 분석할 국회 내 장치 제언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가 24일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진술을 청취했으나 법안 상정과 소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위는 오는 3월 9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대미투자특별법' 제정 절차를 서두르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투자 이행 속도를 문제 삼으며 '관세 재인상'이라는 보복 카드를 시사하자, 수출 기업 보호를 위한 입법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여야 모두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 기업 보호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회의 통제 권한과 의사일정 주도권을 놓고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 24일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양희 대구대 교수, 서은종 BNP파리바 대표, 정인교 인하대 교수, 허정 서강대 교수가 참석했다. 2026.2.24./사진=연합뉴스


공청회 시작 전부터 의사일정을 두고 설전이 터져 나왔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소한 오늘 법안 상정까지는 마쳐서 국회가 법 제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대외적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운영 계획을 바꾸면 간사 간 협의가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환경이 급변하는데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며 "내일부터 법안 소위가 가동되도록 오늘 공청회를 마치면서 바로 소위가 구성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대미투자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전격적인 본회의 개최로 특위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소위 구성은 이견이 있는 만큼 별도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초당적 협력이 근본 정신인데 본회의 진행 절차가 이 정신을 흔들고 있다"고 맞섰다.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3일 민주당 주도로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잇따라 본회의를 열기로 의결한 바 있다.

질의 과정에서는 국회의 실질적 통제권 확보를 요구하는 국민의힘과 신속한 집행을 강조하는 민주당 사이에서 진술인들의 답변이 엇갈렸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측이 제안한 후보 사업이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지 따져보고 법적·전략적 맹점은 없는지 검증할 수 있는 과정과 절차를 특별법에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승규 의원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액 중 상당 부분을 기업이 부담하는 구조를 지적하며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연구개발(R&D) 인력과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중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은종 BNP파리바 서울 대표는 "시장 여건에 따라 조달 창구를 다양화하고 변동성을 조절하며 가장 저렴하게 조달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허정 서강대 교수는 "정부 사업 참여 과정에서 국내 투자가 어떻게 이뤄질지, 국내 핵심 기술이 유지될 수 있을지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 제동 장치 필요성을 언급하며 "사전 보고로만 끝나면 문제 있는 투자에 제동을 걸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사전 승인은 문제가 많을 것으로 보이며 매 건마다 사전 보고를 의무화하고 연 2회 심의·의결 권한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문제가 생기면 국회 결의나 정부 항의를 통해 여론을 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 교수 역시 "사전 보고 정도가 사업의 신속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집행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김양희 대구대 교수는 "테슬라가 한국에서 채용 공고를 냈듯 반도체·조선 등 분야 투자가 미국에서 이뤄지면 인력과 기술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국내 산업과 재정·외환·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따질 수 있는 시스템이 국회 내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서은종 대표, 허정 교수, 김양희 교수, 정인교 교수 등이 진술인으로 참여해 대미 통상 환경에 따른 입법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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