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굳건한 한미 해양 안보 동맹을 바탕으로 추진 중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미국 조선업 재건 맞춤형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각사의 밸류체인 강점을 살린 구체적인 맞춤형 대응 전략을 가동하며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완벽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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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사진=한화 제공 |
거시적인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가 주도하는 해양 방위력 및 조선업 재건 청사진은 변함없이 가동 중이다. 미국은 심각하게 붕괴된 자국 조선 인프라를 복원하고 팽창하는 중국의 해양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인 한국의 자본과 건조 기술력을 유치하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었다.
이는 단순한 무역 협상을 넘어 양국의 국가 안보가 직결된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발맞춰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미국 영토 내에서 직접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통상 장벽을 우회하며 대미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미 투자와 현지화에 가장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뚜렷하게 보인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마스가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에 맞춰 막강한 그룹 자본력을 투입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전격 인수했다. 이를 통해 현지 함정 건조 및 수리를 위한 핵심 물리적 교두보를 미국 본토에 완벽하게 구축했다.
나아가 한화오션은 단순히 미국 해군 함정 수주만 노리지 않고 자국 내 상선 건조를 의무화한 존스법(Jones Act)을 적극 활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계열사인 한화해운을 통해 필리조선소에 친환경 상선을 직접 발주하는 방식으로 멈춰있던 미국 내 상선 건조 밸류체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미국 정부가 가장 절실히 원하던 자국 조선 생태계 복원을 한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며 확고한 정책적 신뢰를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수리 및 건조 기술력을 앞세워 미 해군 함정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사보다 앞서 미 해군 보급창과 함정 수리 협약(MSRA)을 공식 체결하고 연간 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까다로운 미 해군의 보안 및 기술 표준을 단숨에 충족하며 현지 밸류체인 진입 장벽을 돌파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확보한 MRO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내 노후화된 조선소를 현대화하는 기술 컨설팅과 엔지니어링 파트너십을 다각도로 타진했다. 대규모 직접 인수합병(M&A)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미국의 건조 역량을 끌어올리는 기술적 중추 역할을 담당하며 마스가 프로젝트 내 실질적인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군함과 방산 시장에 집중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고부가가치 상선 경쟁력을 앞세운 실리주의 접근법을 택했다.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미국 현지 조선소 직접 인수 대신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을 대미 협력의 무기로 삼았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 확대와 맞물려 급증하는 친환경 운반선 및 해양플랜트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향후 미국 상선 생태계가 재건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선박 설계 기술과 블록 제작 역량을 지원하는 방식의 우회적인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며 K조선 대미 진출의 탄탄한 후방을 지원했다.
결국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확대는 K조선의 대미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3사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정적 무대가 됐다. 붕괴된 미국 조선업을 대신해 해상 밸류체인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뿐이라는 역학 구도가 완성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법원의 판결이나 징벌적 관세 이슈는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한국 조선업계의 대미 진출 행보에 어떠한 제동도 걸지 못한다"며 "한화의 현지 인프라 구축과 HD현대의 MRO 기술력 그리고 삼성중공업의 상선 엔지니어링이 결합된 현재의 진출 구도는 향후 K조선이 글로벌 해양 패권을 쥐락펴락하는 거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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