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K-게임의 액션 명가 펄어비스가 AAA 대작 ‘붉은사막’ 출시를 앞두고 개발 환경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자체 엔진과 모션캡처, 3D 스캔, 폴리 사운드까지 모든 공정을 한 공간에 집약한 현장은 각별한 고민과 차별화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타격감을 위해 투박하게"…현실감 있는 오디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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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 오디오룸의 폴리 스튜디오. 사물의 소리 등 게임에 들어가는 디테일한 사운드를 녹음한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가장 먼저 찾아가 본 곳은 오디오실이었다. 플레이에 현장감을 더하는 요소인 사운드를 만드는 이 곳은 효과음부터 성우들의 더빙 등 다양한 게임 사운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해외 성우들의 더빙도 자료를 받아 모두 오디오룸에서 이뤄지는 만큼 '현실감 있는 소리'를 만드는 현장이다. 붉은사막의 사운드는 엔진과 연동돼 물체 간 충돌, 거리, 프레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연산되며 방패와 검이 부딪힐 때의 금속성, 전투의 리듬까지 정교하게 설계된다.
또한 별도 부스로 구성된 폴리 사운드 스튜디오에서는 실제 신발, 자갈, 금속, 각종 도구를 이용해 상황에 맞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중세 시대의 배경인 만큼 게임 속 인물들이 실제로 입는 갑옷 등의 사운드도 이 곳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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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 오디오룸 현장. 폴리 스튜디오에서 구현된 사운드를 직접 게임에 넣어 시연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몬스터의 움직임을 상상한 사운드도 이 곳에서 만들어진다. 붉은사막에 등장하게 될 몬스터 중 하나인 기계 용의 몸짓과 날개 소리를 위해 펄어비스는 배전판 소리와 세탁기 호스의 마찰음을 조합해 구현해냈다.
AAA 게임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고급스럽고 매끈한’ 사운드 문법 대신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액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투박하고 레트로한 질감을 섞어 타격감을 살리는 길을 택했다. 종사자들에게는 다소 거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플레이어에게는 손맛이 살아 있는 차별화된 청각 경험을 주겠다는 의도다. 규모가 큰 게임이지만 실제 플레이어라는 입장에 녹아들어 고민한 차별화 시도로도 해석된다.
펄어비스 관계자 "검은사막 때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몇 년에 걸쳐 고민하고 만들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디테일한 캐릭터 움직임 비결"…사람이 만드는 '모션캡처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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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의 모션캡처룸. 실제 캐릭터 움직임을 디테일하게 구현하기 위해 동선을 표시한 선이 스펀지 바닥에 마련돼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뒤 이어 방문한 곳은 실제 펄어비스의 모든 게임들의 모션캡처를 위해 사용되는 공간인 모션캡처룸이다.
홈 원과 아트센터를 합쳐 270여 대의 카메라를 갖춘 펄어비스 모션 캡처 스튜디오는 사실적인 액션을 탄생시키는 핵심 공간이다. 해당 규모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 중에서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신사옥에는 약 180평 규모(3개실)의 캡처룸이 마련돼 있고 높은 층고와 스펀지 바닥, 와이어 액션 장비를 갖춰 낙하, 공중전, 대규모 전투 등 제약 없는 촬영이 가능하다.
실제로 살펴본 모션캡처는 리얼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다양한 도구와 실제 동선을 맞춘 배우들이 액션을 취하면 카메라가 이를 화면에 즉각적으로 움직임을 구현해낸다.
스튜디오에는 다양한 무기를 비롯해 농기구 등 다양한 모션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들이 있었다. 펄어비스는 배우들이 구현하는 움직임에서 무게감과 움직임을 고려해 도구들을 하나하나 공수하거나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말 탑승이나 거친 지형을 뛰어넘는 액션까지 실제와 같은 감각으로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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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의 모션캡처룸. 실제 캐릭터 움직임을 디테일하게 구현하기 위해 배우가 실제로 검술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1600만 화소급 전용 카메라 120여 대가 배우의 관절 움직임부터 손가락 마디의 미세한 변화까지 정밀하게 데이터화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모션은 자체 게임 엔진과 실시간 연동돼 현장에서 곧바로 게임 속 연출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실제 배우들은 게임 속의 전투 장면을 연기한다. 리허설을 통해 동선을 준비하고 최대 3분까지 원테이크로 촬영되는 등 세심한 노력이 들어간다.
◆3D 스캔 스튜디오, "얼굴 근육부터 갑옷 흠집까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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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의 3D 스캔 스튜디오. 144대의 카메라를 동시 촬영해 인물의 표정을 포착한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실제 표정등을 포착하는 3D 스캔 스튜디오였다. 이 공간은 인물, 갑옷, 무기 등을 144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현실의 물체를 빠르게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하는 곳이다. 원형으로 배치된 고성능 카메라가 한 번의 셔터로 피사체를 360도에서 캡처해 옷감의 질감, 표정 주름, 장비의 미세한 흠집까지 ㎜단위로 재현한다.
전신 스캔, 페이셜 스캔, 자연물·소품을 위한 텐테이블 부스로 구성된 공간은 입술 떨림, 눈가 근육의 움직임 같은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게임 속에 옮겨 놓는다.
이는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이는 동시에 붉은사막을 실사 영화 수준의 비주얼로 끌어올리는 핵심 공정이자 개발자들이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인프라다.
이외에도 성벽, 마을 등 맵에 나오는 돌맹이같은 사물도 실제 모델링을 위해 지자체와 협업해 실제 사물을 공수해온다. 이를 리소스화하면 실제 게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테일을 살린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디테일을 위해 리소스를 재사용하지 않는다"며 "재사용하면 실제 (사물이)갖고 있는 디테일들이 많이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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