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정부가 시멘트업계 질소산화물(NOx) 배출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면서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침체기를 맞고 있는 시멘트 업계는 실적 감소라는 고충에 더해 탄소 배출 충족을 위한 SCR 설치 비용 및 공간 문제라는 이중고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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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아시멘트가 최초로 시범도입한 SCR 설비./사진=한국시멘트협회 제공 |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충북 지역 시멘트업체를 대상으로 NOx 배출 허용기준을 2025년 135ppm에서 2029년 110ppm까지 낮추는 내용의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을 예고한 상태다.
규제 시행까지 3년가량 남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선택적 촉매환원설비(SCR) 도입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CR의 평균 NOx 저감효율이 80~85%에 달하면서 정부의 규제를 충족 가능한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받으면서다.
실제 현재 국내 시멘트 공장은 비촉매환원설비(SNCR)를 중심으로 NOx를 저감하고 있는 상황이나 이는 평균 저감률이 40~50%에 그쳐 110ppm 기준을 안정적으로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다만 문제는 비용이다. SCR은 소성로 1기당 300억~400억 원이 소요되는 대형 설비다. 올해 기준 국내 시멘트 소성로는 36개 라인(가동 기준)이 가동 중인데, SCR을 전면 설치할 경우 필요한 금액이 1조 원을 넘는 상황이다.
각 공장마다 여러 대의 소성로를 운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장 한 곳에만 최소 수백 억~수천억 원 안팎의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더해 현재 시멘트업계에서 이를 실행할 재무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주요 시멘트사의 실적은 일제히 악화됐다.
한일시멘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2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1.4% 급감했다. 아세아시멘트 역시 매출이 7.8% 줄고 영업이익은 45.1% 감소했으며 삼표시멘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4%, 26.3% 줄었다.
뿐만 아니라 2025년 3분기 기준 공시에 따르면 각 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삼표 약 1081억 원, 아세아 약 1041억 원, 한일 약 1978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성로 한 기당 수백억 원이 필요한 SCR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자체 현금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며 "SCR 설비 확대를 위해선 차입이나 단계적 분할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치비 외에 공간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시멘트 공장은 수십 년 전 설계된 구조로 소성로를 중심으로 설비가 동심원 형태로 밀집 배치돼 있다. 수직·수평 공간 모두 여유가 거의 없는 상태다.
SCR은 촉매 반응기와 암모니아 저장·공급 설비, 대형 덕트 신설이 필수적이며 경우에 따라 가스 재가열 장치까지 필요하다. 이에 따라 SCR을 공장 단순히 장비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조물 하중 보강과 가스 흐름 재설계까지 동반되는 사실상 공정 전반의 재설계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규제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 적용 가능성과 재무 여건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이행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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