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표이사 직속 ‘미래혁신사무국’ 신설, CFO등 임원급 13명 구성
성장 정체 이어 지난해 첫 연간 순손실 기록…“낭떠러지 끝 위기 상황”
전면적 체질 개선 속도…실적 반등, 그룹 해외사업 성패 핵심 열쇠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CJ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실적 부진 이후 전면 쇄신에 착수했다. 그룹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 온 중추 계열사가 흔들리자, 대표이사 직속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며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성 회복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서울특별시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사진=CJ 제일제당 제공


6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일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미래혁신사무국’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재무, 인사, 사업관리 등 13명의 임원급 인사로 구성됐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회사의 전략 방향성을 검토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신설 조직은 수익·성장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체질개선, 현금 흐름 강화, 조직문화 혁신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CJ제일제당 가치 정상화 및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17조7549억 원, 영업이익 861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6%, 15.2% 감소한 수치다. 특히 4분기 유·무형자산 평가에 따른 영업외손실이 발생하며 연간 기준 4170억 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이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7년 CJ주식회사에서 인적 분할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면적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지난 10일 임직원에게 보낸 CEO메시지를 통해 “4년간 이어진 성장 정체 끝에 지난해 순이익 적자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는데, 이는 일회성 악재가 아니라 우리 모두와 조직에 대한 ‘생존의 경고’”라며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절박한 위기상황으로,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통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미래혁신사무국 신설은 이 같은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감을 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 사업 모델과 조직 운영, 일하는 방식까지 회사의 ‘밑바닥’부터 쇄신한다는 의지다. CJ제일제당은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한 글로벌전략제품(GSP) 강화와 현금 창출력이 높은 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마케팅 비용과 R&D투자 등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성장 사업을 투자 자원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그룹 모태라는 상징성에 더해, 전통적인 ‘캐시 카우’ 역할도 수행해 왔다. 그간 그룹 재무의 주축으로서 CJ ENM과 CJ CGV 등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의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했지만, 최근 실적 둔화에 이어 순손실까지 기록하며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CJ올리브영의 순이익(약 5300억 원)이 CJ제일제당을 넘어서는 등 그룹 내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그룹 중핵인 CJ제일제당의 성장 정체는 그룹 전체 성장 동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리브영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예열되고 있지만, 아직 올리브영만으로 그룹 전체 투자 동력을 지탱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CJ그룹이 세계적인 ‘K-트렌드’ 확산에 발맞춰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CJ제일제당의 실적 개선이 한층 중요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CJ가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K-트렌드’ 선점을 위한 실행력 강화를 전략 방향으로 삼은 만큼,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반등이 그룹 전략의 핵심 열쇠가 된 상황”이라면서 “실적 부진에 설탕·밀가루 담합 적발 등 겹악재를 맞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쇄신 의지를 내보이기 위해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