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극한직업' 관객 수 기록 유지하겠지만 '왕사남' 가장 돈 많이 번 영화 예고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한국 영화 흥행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누적 관객 1761만 명의 '명량'이나 1626만 명의 '극한직업'이 세운 최다 ‘관객 수’라는 성역을 넘어서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나, 실질적인 수익 지표인 ‘극장 매출액’에서는 한국 영화 사상 초유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은 누적 관객 1117만 명을 돌파하며 누적 매출액 약 1110억 원을 기록했다. 개봉 33일 만에 거둔 이 성과는 역대 천만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관객 수 대비 매출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4년 개봉한 '명량'은 1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도 약 135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9년 '극한직업'은 1600만 명대에서 약 1396억 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왕사남'은 현재의 기세를 이어가 1400만 명에서 1500만 명 수준에만 도달해도 '극한직업'의 역대 최고 매출액을 추월하게 된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 질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총관객수 기록에서는 '명량'이나 '극한직업'을 넘어서기 어려워 보여도 총 극장 매출에서는 신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제공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은 '티켓 단가(ATP)의 상승'에 있다. '명량' 상영 당시 7000~8000원 수준이었던 평균 관람료는 현재 1만 4000~1만 5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IMAX, 돌비 시네마 등 1인당 관람료가 2만 원을 상회하는 특별관 관람 비중이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높아진 점도 매출 증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즉, '명량'보다 300만 명 적은 관객이 보더라도 극장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더 많아지는 ‘고단가 흥행’ 구조가 안착된 것이다.

또한, '왕사남'만의 독특한 흥행 패턴인 ‘뒷심’도 신기록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일반적으로 천만 돌파 이후 급격히 하락하는 흥행 곡선과 달리, '왕사남'은 개봉 5주 차에도 주말에만 17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쓸어 담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고 있다. 특히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5060 세대의 극장 방문이 뒤늦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현재 극장가에 대적할 만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이라, 관객 수 1400만 명 선에서 매출액 1400억 원을 돌파하며 '극한직업'을 제치고 역대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왕사남'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영화’는 아닐지라도,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한 영화’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침체되었던 극장 산업에 실질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객 수 기록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장항준 감독의 영리한 연출과 시대적 물가가 맞물린 결과물이 과연 어디까지 매출 고점을 높일지, 영화 산업 전체가 그 최종 정산액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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