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합당 중단 후 각자 연대기구 꾸려...협의는 안 해
송영길 “조국, 호남 이삭줍기말고 영남가야” 쓴소리
강득구, 지역구 겨냥한 조국에 “사실상 좌표 찍어” 비난
조국 “저열한 공격 계속되면 연대도 어려워”...민주당 저격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지난 2월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결렬 이후 지방선거 연대를 위한 별도 기구까지 구성했지만, 실질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양당 간 신경전만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각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와 ‘국힘제로연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다만 양측 간 공식 협의는 진행되지 않으면서 연대 논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민주당은 향후 협의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닫지는 않은 모습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과의 선거연대와 관련해 “지방선거 승리를 전제로 연대 여부와 방식이 논의될 것”이라며 “합당이 결렬된 경험이 있어 이번 논의 과정에서는 당내 의견 수렴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3.1./사진=연합뉴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도 연대·통합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조국혁신당도 최근 국힘제로연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기 때문에 연대 관련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민주당의 기본 입장은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했다가 복당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조국혁신당을 향해 “호남에서 이삭줍기하지 말고 영남으로 가라”며 양당 간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합당 논의 당시 민주당 내 반대파로 활동했던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설전도 격화됐다.

조 대표는 지난 6일 강 최고위원 지역구인 경기 안양 만안구를 겨냥해 “그 지역구에 신장식 의원의 안양 사무실이 있는데 민주당 당원을 포함한 국민이 강 최고위원과 신 의원 중 선택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혁신당 의원을 강 최고위원 지역구에 출마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강 최고위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대표는 사실상 제게 좌표를 찍었다. 이제 비로소 조국의 그릇을 알게 됐다. 저는 구치소에 면회까지 갔고 사면을 외쳤는데 이런 식으로 답을 주다니, 막무가내식 생떼처럼 들린다”고 비난했다.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창당 2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차원에서 거둔 성과와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6.3.9./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도 민주당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조 대표는 전날 조국혁신당 창당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연대의 전제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저열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연대도 어렵다”며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가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에서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다”며 “혁신당의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인가. 모욕과 폄훼를 멈춰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 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조국혁신당이 호남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영남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강 최고위원 반발에 대해서는 “집권당 최고위원이 영세 정당 대표의 한마디에 이렇게 예민해지신 게 아닌가 싶다”며 “어느 지역구에 후보를 낼지는 우리 당이 결정한다. 강 최고위원의 허가를 받을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양당 간 연대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재로서는 공개적인 신경전만 이어지며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연대는 합당보다 오히려 더 어렵다”며 “지금 할 일이 너무 많은 상태에서 연대나 합당 카드를 다시 꺼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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