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늪을 탈출할 해법으로 ‘사회적 가치 기반의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기존 GDP(국내총생산) 중심의 양적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과정 자체를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 가치와 성장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SK사회적가치연구원(사가연)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저성장 돌파구, 솔루션 변화’를 주제로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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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10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개최한 ‘2026 가치와 성장 포럼’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제공 |
이날 최 회장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닌 ‘구조적 결함’으로 규정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 부족과 사회적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며 “GDP 증가만을 성장의 유일한 척도로 삼는 방식으로는 양극화와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발생하는 복지 및 갈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결국 경제 성장 자체를 제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앞으로는 경제 성장과 사회적 비용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국가 성장 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단순한 ‘선행’이 아닌 ‘시장 창출’의 기회임을 역설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이 형성되고, 이것이 곧 내수 확대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실천 과제로 ‘측정과 보상 시스템의 표준화’를 꼽았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그에 걸맞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 민간의 참여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날 포럼에서는 사가연이 지난 10년간 실험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젝트의 가시적인 성과가 공개됐다. SPC는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성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유무형의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다.
사가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총 468개 기업이 참여해 5364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사회적 성과 창출 효율이 약 3배 높았으며, 매출 성장률 또한 미참여 기업 대비 평균 34% 상회하며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했다.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제정과 금융 지원 및 공공서비스 참여 확대를 통해 민관 협력 기반의 새로운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화답했다.
학계 전문가들 역시 기존의 경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삶의 질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포괄하는 ‘포스트 GDP’ 지표 도입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현행 GDP 지표는 국민의 삶의 질이나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성장 지표에 대한 범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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