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 ‘2026 경제자유지수’ 발표…한국 점수 하락 ‘경고등’
노란봉투법·상법개정안 등 ‘규제 모래주머니’가 성장 동력 갉아먹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다.”(In striving for peace and prosperity, “Freedom is what counts most.”)

올해로 32주년을 맞은 ‘경제자유지수’의 창설자 에드윈 퓰너 박사가 남긴 이 메시지는 2026년 대한민국 경제에 무거운 경고를 던지고 있다. 

   
▲ 12일 미국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이 발표한 ‘2026 경제자유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 경제는 글로벌 순위 상위권 수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리스크’와 ‘규제 족쇄’에 갇혀 정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미국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이 발표한 ‘2026 경제자유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 경제는 글로벌 순위 상위권 수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리스크’와 ‘규제 족쇄’에 갇혀 정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1995년 창설된 경제자유지수는 법치주의, 정부 규모, 규제 효율성, 시장 개방성 등 4개 분야의 12개 지표를 통해 국가의 기초 체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 정치 리스크·규제 입법이 옥죄는 한국 경제의 활력

올해 한국은 73.7점으로 세계 19위를 기록했으나 점수는 전년 대비 0.3점 하락했다. 0.9%대에 머무는 저성장 기조 역시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선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음에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역설’이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각종 입법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는 ‘모래주머니’가 되고 있다.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과 경영진을 상시 소송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상법 개정안’,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징벌적 ‘상속세’ 및 복잡하고 높은 ‘법인세’ 체계 등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핵심 병폐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부패’를 꼽았다. 법치주의를 뒷받침하는 법적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반복되는 정치 스캔들이 정부 청렴성을 훼손하고 경제적 자유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국의 12가지 경제적 자유 분석 표. /표=헤리티지 재단 제공


또 정부 지출 및 복지 정책의 적정 범위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이 한국 경제의 역동성과 장기적인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세계 무역에 대한 개방성을 활용하는 경쟁력 있는 민간 부문이 주도하는 한국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87.9%에 달하는 높은 무역 의존도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 ‘규제 혁파’로 부활한 미국과 개혁에 성공한 상위권 국가들

반면 올해 22위를 기록한 미국은 정부 역할을 축소하고 민간 자율성을 극대화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미국의 점수는 전년 대비 2.6점 급등하며 2001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친성장 전략이 분기 4% 이상의 강력한 성장을 견인한 결과다. 보고서는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해온 과감한 규제 혁파와 세제 감면 등 친성장 경제 전략이 기업 비용을 낮추고 민간 투자를 강력하게 유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 올해 세계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를 비롯해 스위스(2위), 아일랜드(3위), 호주(4위), 대만(5위) 등 상위권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민간의 자유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3.2점 상승) 역시 밀레이 대통령의 재정 혁명으로 역대급 성과를 냈다. /표=헤리티지 재단 제공


올해 세계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를 비롯해 스위스(2위), 아일랜드(3위), 호주(4위), 대만(5위) 등 상위권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민간의 자유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3.2점 상승) 역시 밀레이 대통령의 재정 혁명으로 역대급 성과를 냈다. 

반면 일본(30위)은 공공 부채가, 중국(154위)은 민간 통제가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결국 이 지표는 한국 경제가 정체의 늪을 벗어나려면 정치권이 기업에 채운 규제 족쇄를 풀고 민간 주도의 활력을 회복하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 자유 시장 체제의 역사적 성과와 민간 주도 경제로의 회복

헤리티지 재단은 “경제적 자유와 번영 사이에는 부인할 수 없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며 “개인의 역량 강화와 공정한 경쟁에 기반한 자유 시장 체제가 전 세계의 전례 없는 성장을 견인해 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지난 20여 년간 세계 경제가 경제적 자유를 향해 나아가면서 실질 GDP는 약 70% 성장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수억 명의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자유로운’ 국가의 1인당 소득은 ‘억압받는’ 국가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번영을 위해 정부의 통제가 아닌 민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지표로 증명된 셈이다. 

재계 내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이 규제 철폐로 날아오를 때 우리 정치는 ‘기업 옥죄기’ 입법에만 매몰돼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치권이 경제 발목 잡기를 멈추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토로했다. 

   
▲ 2026년 경제자유지수 순위 /표=헤리티지 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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