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지우고 '미식' 입힌 치킨·버거 잇따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프리미엄 식재료와 전문 연구개발(R&D) 인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메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라 소비 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고급 미식 경험을 프랜차이즈 가격대로 누리려는 '스몰 럭셔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미쉐린 3스타 쉐프 안성재와 협업한 ’마요피뇨‘ 치킨으로 주목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푸라닭 매장 전경./사진=김견희 기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단순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마케팅에서 벗어나 스타 셰프 영입과 고가 원재료 도입을 통한 프리미엄 미식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치킨과 버거 업계다. 명품 치킨을 표방하는 푸라닭 치킨은 올해 초 미쉐린 3스타 안성재 셰프를 마스터로 영입했다. 안 셰프의 조리 철학이 반영된 '마요피뇨' 등 신규 소스 라인업은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브랜드의 미식 수준을 상향 평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미노피자는 'LA 치즈폴레 갈비 스테이크'를 통해 호텔 뷔페의 메인 요리를 토핑화하며 객단가 상승과 이미지 제고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국내 론칭 10주년을 맞은 쉐이크쉑 역시 지난 6일 출시한 한정판 '빅 쉑'과 앞서 선보인 '홀스래디쉬 스테이크하우스' 시리즈를 통해 호텔 수제 버거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도 비슷한 흐름이다. SPC그룹은 지난 2024년 수익성이 낮은 에그슬럿 등의 브랜드를 정리하고, 파리바게트를 비롯해 파리크라상을 호텔 베이커리의 실질적 대안으로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강남권과 주요 백화점 중심 입지 전략을 바탕으로 이즈니 버터 등 호텔 베이커리 수준의 고가 식재료를 적극 도입했다. 그 결과 20만 원에서 수십 만원 대에 달하는 호텔 케이크 가격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파리크라상의 고급 케이크 라인을 찾는 등 스몰 럭셔리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의 미식화, 고급화 전략 배경에는 '스몰 럭셔리'의 일상화가 자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먹거리에서 즉각적인 심리적 만족을 찾는 '가심비' 위주의 소비 패턴. 또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에서도 그에 준하는 미식 경험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스몰 럭셔리 시장을 선점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포화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이기도 하다. 국내 외식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로 단순히 싸고 빠르다는 가치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안성재 셰프 영입이나 하이엔드 식재료 도입 같은 '카테고리 킬러' 전략은 브랜드 가치 상승과 객단가 상승을 이끄는 해법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 단순 가성비를 넘어 고객에게 얼마나 완성도 높은 미식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며 "차별화된 '킬러 메뉴'를 통해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구축하는 것이 객단가 상승과 수익성 제고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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