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널리 쓰이는 리튬(Li) 이차전지의 화재·폭발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고체 전해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관심이 모아진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화재.폭발 위험이 없는 리튬이차전지용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원형 물질이 실제 고체전해질 모습이고 은박지는 고체전해질을 이용한 테스트 전지.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최근 전력제어연구실 이영기·신동옥 박사와 서울대 강기석 교수 연구팀은세라믹 종류의 산화물계(LLZO) 고체 전해질을 개발, 리튬 이차전지의 화재·폭발 위험 문제를 해결했다.

각종 모바일 기기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 이차전지는 전지 내 전해질로 가연성 액체를 사용, 외부 충격이나 과열 시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다. 이에 따라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정성을 높이려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현재 고체 전해질로는 황화물(Sulfide)계 소재와 산화물(OXide)계 소재가 연구되고 있다. 황화물계는 이온전도도는 높지만 수분과 산소에 취약해 실제 생산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산화물계는 안정성은 우수하지만 이온전도도가 낮고 고온열처리공정 시간이 긴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세라믹계산화물인 LLZO(리튬·란타늄·지르코늄·산소) 구조 안에 알루미늄과 탄탈륨을 소량 첨가하는 '다중원소 도핑 기술'을 적용, 이온전도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상호 시너지를 일으키는 두 종류의 원소를 LLZO에 도핑해 고온 열처리 시간을 기존의 12분의 1 수준인 2시간으로 대폭 줄었고 이온전도도는 도핑 전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 고체 전해질의 이온전도도는 액체 전해질 대비 70% 수준이지만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이나 폭발 위험 등이 없어 안정성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나 발전소, 군사용 대용량 에너지 저장시스템, 인체와 직접 맞닿는 웨어러블 기기 배터리 등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다중도핑 방식을 통해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결정구조 내에서 도핑된 원소들의 위치분포를 분석, 성능 향상의 근본원리를 규명하고 메커니즘을 학문적으로 밝힌 것도 성과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두께 3mm, 지름 16mm 크기의 고체 전해질을 제작했다. 앞으로 고체 전해질로 직접 작동하는 리튬이온전지를 만들고 이온전도도를 더욱 높여 5년 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2월 15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