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지난해 수명을 다하거나 화재 등으로 훼손된 화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의 '2015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규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3조3955억원으로 전년(2조9847억원)보다 13.8%(4108억원) 증가했다.
폐기한 손상화폐는 지폐(은행권) 3조3939억원, 동전(주화) 16억원이고 이를 새 돈으로 바꾸는데 들어간 비용만 563억원이다.
손상화폐 폐기액은 2011년 1조7333억원, 2012년 1조8337억원, 2013년 2조2125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폐기된 화폐는 대부분 낡아서 쓰기 어렵게 된 경우다.
지난해 폐기한 지폐를 종류별로 보면 만원권이 2조7678억원으로 전체의 81.6%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1000원권 2795억원(8.2%), 5000원권 2222억원(6.5%), 5만원권 1244억원(3.7%) 등의 순이다.
특히 만원권은 2014년 2조3924억원과 비교해 1년 동안 3754억원(15.7%) 늘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2007년 새로 바뀐 만원권이 많이 유통됐는데 그동안 낡아 수명을 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폐기된 지폐(은행권)는 6억장으로 5t 트럭 112대분에 해당한다.
이 지폐를 쌓으면 백두산(2750m) 높이의 23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의 7배나 되고 모두 연결하면 경부고속도로(416km)를 103차례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일반인이 한은에서 교환한 손상화폐는 31억4000만원(지폐 15억8000만원, 동전 15억6000만원)으로 전년 29억7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5.9%) 증가했다.
지폐의 주요 손상사유는 불에 탄 경우 8억2000만원(1150건), 습기 및 장판밑 눌림이 5억1000만원(1980건), 칼질 등에 의해 조각난 경우 9000만원(650건) 등이다.
경기도에 사는 정모씨는 자택에 현금을 보관하다가 화재로 타고 남은 2500만원을 교환했다.
또 서울의 임모씨는 장판 밑에 오랫동안 보관하다 습기 등으로 훼손된 1000만원을 교환했다.
지난해 일반인이 한은에 교환을 의뢰한 지폐 가운데 1억원은 반액 또는 무효 편정을 받아 액면대로 교환받지 못했다.
한은은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5분의 2 이상이면 반액을 교환해준다.
한은은 "화폐가 훼손되면 개인의 재산상 손실은 물론, 화폐제조비용이 늘어난다"며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