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야마 미호, 사카이 미키 주연의 영화 <러브 레터>는 이별과 만남, 떠난 자와 남겨진 자, 죽음과 삶이라는 키워드를 남자 후지이 이츠키를 둘러싼 두 여인의 이야기다. 이츠키의 고열과 아버지의 죽음, 오래된 집을 떠나 새로운 집을 찾으려는 일 등을 통해 풀어낸다.

   
▲ 영화 '러브 레터' 스틸컷.

영화의 제목처럼 모든 일은 한 통의 ‘러브 레터’로 시작된다. 히로코와 이츠키,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혹은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된다.

히로코는 자기 연인의 첫사랑이 자신과 닮은 동명이인의 여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이츠키는 자신에게 한없이 짓궂기만 했던 동급생이 사실은 장난 뒤로 수줍은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히로코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사랑을 애써 외면하면서까지 붙잡고 있던 죽은 연인을 보내주는 여정을 떠난다.

한편 이츠키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학창 시절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흔적들을 발견하고, 그것이 뒤늦게 찾은 첫사랑의 추억임을 깨닫는다.

<러브 레터>를 만든 이와이 슌지는 영화감독이자 뮤직비디오 감독, 각본가이며, 작곡도 하고 만화도 그리는 종합예술인으로 유명하다.

1995년 발표한 첫 장편영화 <러브 레터>가 놀라운 성공을 거둔 것에 이어, 이듬해 1996년 발표한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가 평단의 화제를 이끌어내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영화감독의 자리를 굳힌다.

그만의 뛰어난 영상미는 ‘이와이 미학’이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다. 한국에서도 <러브 레터> 외에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등이 차례로 공개돼 이른바 ‘이와이 월드’에 매료된 수많은 이와이 슌지 마니아가 형성되기도 했다. 

극영화 외에 <이치카와 곤 이야기>, <3.11 : 이와이 슌지와 친구들>과 같은 다큐멘터리도 연출했으며, 2000년에는 안노 히데아키의 <식일>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2005년 이후부터 해외에서 활동을 시작, 2011년에는 첫 영어 영화인 <뱀파이어>를 발표했다.

대표작으로는 <러브 레터>,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하나와 앨리스> 등이 있으며 각본가로 활동 시 필명은 ‘아미노 산’ 등이 있다.